시진핑 바로 옆에 김정은…마오와 자리 멀었던 김일성과 달라
66년만에 나란히 서는 3국 정상, 상징적 의미…‘신냉전’ 우려도
1959년 10월 1일 신중국 건국 10주년을 기념해 열린 열병식. 표시된 인물이 마오쩌둥 당시 중국 국가주석. 참석자 명단을 보면 김일성 주석은 마오 주석 기준 오른쪽 네 번째,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은 마오 주석 왼쪽 바로 옆에 섰다.(유튜브 갈무리).
이번 주 중국 베이징에 위치한 천안문 망루에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함께 선다.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김 총비서는 1일 오후 전용열차 ‘태양호’를 타고 평양을 떠났다. 고속열차 기준, 단둥에서 베이징까지 거리는 약 1000㎞다. 전용열차의 시속이 50~60㎞인 점을 감안하면, 태양호는 2일 오전 중국 베이징에 도착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관영매체 조선중앙통신은 2일 새벽, 김 총비서가 전날 전용열차로 출발했다며, 이번 방문에 최선희 외무상을 비롯한 당 및 정부의 지도간부들이 수행했다고 이례적으로 신속하게 전했다.
김 총비서는 3일 베이징에서 열리는 ‘전승절’(항일전쟁 및 반파시스트 전쟁 승리) 80주년 행사 참석을 계기로 이번에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 망루에 오른다.
러시아 크렘린궁에 따르면 시 주석 왼쪽에는 김 총비서가, 오른쪽엔 푸틴 대통령이 자리할 예정이다.
북중러 정상이 한자리에 모이는 건 이번이 66년 만이다. 1959년 10월 1일 당시 김일성 주석은 ‘신중국 건국 10주년’을 맞아 열린 열병식에 참석해 마오쩌둥 중국 국가주석, 니키타 흐루쇼프 소련 공산당 서기장 등 당시 공산주의권 주요 지도자들과 함께 천안문 망루에 섰다.
다만 북중러 정상이 나란히 서는 건 올해가 처음이다.
1959년 당시 자리 배치는 중앙에 선 마오쩌둥 주석을 기준으로 왼쪽엔 흐루쇼프 서기장이, 오른쪽엔 호찌민 초대 베트남 국가주석이 자리했다. 김일성 주석은 마오 주석 기준, 왼쪽에서 네 번째 자리에 위치했다.
이런 자리 배치는 냉전 시기 북·중·소의 ‘전략적 연대’와 ‘외교적 상징’을 동시에 반영한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중러.ⓒ News1 DB
북한은 한국전쟁(6·25 전쟁)을 계기로 ‘혈맹’ 관계를 맺은 중국과 체제 동질성을 바탕으로 긴밀한 관계를 맺어 왔다. 김일성 주석은 1949년 10월 북중 수교 이후, 공개 및 비밀 방문을 포함해 약 40차례 이상 중국을 방문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북한은 김일성 주석이 사망하고 1998년 9월 김정일 체제가 출범한 이후에도 중국과의 관계 발전에 힘을 써 왔다.
김정일 국방위원장은 1차 남북정상회담 개최 직전인 2000년 5월 첫 방중을 시작으로 사망한 해인 2011년까지 모두 8차례 중국을 방문했다. 장쩌민, 후진타오 등 중국 국가주석도 북한을 방문하며 양국 간 관계도 우호적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김정일 위원장은 김일성 주석과 달리, 중국이 주최하는 열병식에 참석하거나 다자외교 무대에 서지는 않았다. 이에 그를 평가할 때 ‘은둔형 지도자’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외교가에선 북중러 3각 협력이 이번 전승절 행사를 기점으로 공고화될지에도 주목하는 기류다. 일명 ‘신냉전’의 시작을 알릴 3국 정상회의 개최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와 김주애. (서울=뉴스1)
한편 김 총비서가 열병식 행사에 딸 주애와 동행할지도 관전요소 중 하나라는 분석이다. 북한 최고지도자가 중국의 지도자에게 자녀를 보여 주는 것은 ‘후계자 확정’의 근거가 될 공산이 크기 때문이다.
지난 2022년 처음 등장한 주애는 최근 주요 공개행사에서 어머니인 리설주의 역할을 대체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며 활동 폭을 넓혀나가고 있다.
김 총비서의 집권 이후 총 4번 중국을 방문에서 3번을 리설주가 동행했는데, 최근 활동 폭을 넓힌 주애가 이번엔 어머니 대신 중국을 방문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제기된다.
다만 이와 관련해 후계자로 내정된 이후, 중국을 찾았던 선대와 달리 공식 후계자 지명도 되지 않은 주애가 이번에 방중할 가능성은 적다는 반론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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