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기업-노동 둘다 중요…교각살우 잘못 범해선 안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일 10시 5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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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법-노봉법 국무회의 심의 앞서 발언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은 2일 “기업과 노동, 둘 다 중요하다. 어느 한쪽 편만 있어서 되겠나”라며 “소뿔을 바로잡자고 소를 잡는 ‘교각살우’라는 잘못을 범해선 안 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국무회의를 주재하고 “기업이 있어야 노동자가 존재할 수 있고 노동자 협력이 전제돼야 기업도 안정된 경영환경을 누릴 수 있다. 새는 양 날개로 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상법 개정안과 노란봉투법을 심의할 예정”이라며 “두 법의 목적은 기업경영 투명성을 강화하고 노사 상생을 촉진해서 전체 국민경제 발전을 뒷받침하는 데 있다”고 했다.

이어 “이런 입법 취지를 살리려면 노사를 포함한 시장 참여자들 모두가 상호존중, 그리고 협력 정신을 더욱더 발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모두가 책임 의식을 가지고 경제회복과 지속성장에 힘을 모아야 할 것”이라며 “관계부처도 이런 점을 유념하면서 후속조치에 만전을 기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노란봉투법은 노조의 쟁의행위 범위를 기존 임금·근로조건 중심에서 구조조정, 정리해고, 사업 통폐합 등 근로조건에 중대한 영향을 미치는 경영상 결정으로 확대했다. 최근 HD현대중공업과 HD현대미포 노동조합은 양사의 합병 발표에 반발하며 공동 투쟁에 나섰다. 노조는 지난달 29일 4시간 부분파업에 이어 2일부터 사흘간 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파업으로 인한 기업의 손해배상 청구도 대폭 제한되면서 노조의 협상력이 더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임금 및 단체협상을 진행 중인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달 28일 중앙쟁의대책위원회 출범식을 열고 사측에 대한 압박에 나섰다. 현대차 노조는 기본급 14만1300원 인상과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을 요구하면서 9월부터 연장근로와 주말 특근을 전면 중단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2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제40회 국무회의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대통령실통신사진기자단) 뉴시스
이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잠재성장률을 높이기 위한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도 신속하게 수립할 것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적극재정, 생산적 금융을 양대 마중물로 삼아서 신기술 혁신지원, 규제 개혁, 산업 재편, 인재 양성 등을 포괄하는 범정부 차원의 종합대책을 신속하게 수립해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7월 산업생산 소비 설비 투자가 나란히 증가세로 전환됐다”며 “현장민생과 직결된 소비판매의 경우 소비쿠폰 지급에 힘입어 29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증가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적절한 재정 투입이 국민 경제 성장에 미치는 긍정적 효과가 현장에서 증명됐다”며 “하지만 1%대까지 추락한 잠재성장률을 다시 끌어올리지 않으면 어떤 정책도 결국 반짝효과에 그칠 것이 분명하다”고 했다.

아울러 “그동안 정부가 바뀔 때마다 잠재성장률은 계속 떨어져 왔다. 대개 1개 정권당 1%씩 추세적으로 떨어져 왔는데, 우리 정부는 이런 하락 흐름을 반전시키는 첫 정부가 돼야 한다”며 “어떤 제약에도 얽매이지 말고 과감한 해법을 준비해 달라”고 지시했다.

정기국회 개막을 맞아 국회와의 협치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국회와 정부는 국정을 이끄는 두 바퀴이자 나라를 개척해야 하는 공동 주체”라며 “국가적으로 수많은 난제가 도사리고 있다. 민생경제와 개혁과제 해결을 위해 함께 지혜와 힘을 모으는 책임정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국무위원들은 선출 권력을 존중하는 바탕 위에서 정부 정책을 분명히 설명하고 소통에 나서 달라”고 당부했다.

#이재명 대통령#국무회의#노란봉투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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