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 당 총비서가 중국 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쑈전쟁승리(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해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서울=뉴스1)
북한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중국 출장 행보를 주민들에게 빠르게 알리고 있다. 과거 방중 보도 시기와 비교하면 거의 ‘실시간’으로 전해지고 있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 총비서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초청에 따라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반파쇼전쟁승리(전승절) 80돍(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하시기 위해 지난 1일 전용 열차로 평양을 출발했다”며 전용열차는 2일 새벽 국경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조선중앙통신은 2일 새벽 “김정은 동지께서 중국인민항일전쟁 및 세계 반파쇼 전쟁 승리 80돌 기념행사에 참석하기 위해 지난 1일 전용열차로 출발했다”고 김천일 외무성 보도국장이 통보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가 탑승한 전용열차는 평양에서 베이징까지 이동하는데 16~20시간이 걸리는 만큼, 1일 오후 출발해 전승절 행사 전날인 2일에 도착하는 일정을 사전에 계획한 것으로 보인다.
과거 북한의 해외 순방 보도 사례를 보면 통상 김 총비서가 출발하고 그다음 날 북한 주민들에게 그의 해외 일정 소식을 공개해 왔다. 이에 이번에도 북한 주민들은 하루나 이틀 정도 늦게 김 총비서의 방중 사실을 접할 것으로 전망됐지만, 국경을 건넌 2일 새벽에 통신 발로 기사를 보도하고, 바로 당일 아침 노동신문에도 공개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런 행보가 중국과의 관계 회복과 함께 올해 성과 홍보 극대화 작업의 일환으로 보고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전 총장은 “(김정은 총비서의) 9월 외교무대 데뷔를 과시하고 경제는 중국, 안보는 러시아와 연대 구축에 따라 당 창건 80주년과 9차 당대회를 앞두고 대대적 선전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방중 일지./뉴스1 DB
북한은 2018년 3월 25일~28일 김 총비서의 1차 방중 때, 김 총비서가 모든 일정을 마치고 귀국길에 오르고 나서야 소식을 주민들에게 알렸다.
김 총비서가 탑승한 전용열차는 당시 28일 오전 6시 단둥 지역을 통과했는데, 조선중앙통신은 당일 오전 8시 50분에서야 방중 소식을 보도했다. 북한 주민들도 알 수 있는 노동신문도 같은 날 오전에 7개 면을 할애해 관련 소식을 전했다. 조선중앙TV는 오후 8시에 관련 소식을 방송했다.
2차 방중 일정은 2018년 5월 7일부터 1박 2일 일정이었다. 김 총비서는 전용기 ‘참매 1호’를 타고 이동했으며, 일정을 마친 8일 오후 5시에 다롄에서 출발했다. 당시 조선중앙통신은 8일 오후 8시 52분에 최초로 관련 소식을 전하고, 노동신문과 조선중앙TV는 다음날인 9일에 보도했다.
3차 방중 때도 김 총비서는 교통수단으로 전용기를 선택했다. 2018년 6월 19일 오전 10시 베이징에 도착해 1박 2일 일정을 소화했다. 당시 북한은 도착 다음날인 20일 노동신문을 통해 주민들에게 방중 소식을 전하고, 같은 날 오전 7시 11분 조선중앙통신도 소식을 보도했다. 조선중앙TV은 당일 오후 10시에 관련 소식을 알렸다.
2019년 1월 7일~10일 진행된 4차 방중 때 김 총비서는 전용열차로 이동했다. 열차 출발 다음날인 8일 오전 8시 조선중앙통신이 최초로 방중 소식을 알렸다. 또 조선중앙TV도 오후 3시 10분에 방중 소식을 공개했다. 반면 북한 주민들이 주로 보는 노동신문에는 김 총비서가 귀국하는 날인 10일에 뒤늦게 관련 소식을 전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의 만남에서 김 총비서의 해외 순방 보도가 이례적으로 빨리 공개된 것에 대해 “출발 날 기준으로 당일 공개가 확인된 건 2019년 4월 러시아 방문 때가 유일하다”며 “이번 경우에도 전날 오후 출발하고 새벽 1시에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는데, 비교적 빠른 시간에 출발을 확인해준 사례”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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