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자료사진. 뉴스1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나란히 설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다만 ‘북중러 3자 정상 회담’에 대해 우리 정보당국은 가능성이 낮을 것으로 내다봤다.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위원장은 서로 행사 순서가 떨어져있어 조우하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일 국회 정보위원회 여야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박선원·국민의힘 이성권 의원은 국가정보원이 정보위 비공개회의에서 이러한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국정원은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이 3일 열병식에서 시 주석, 푸틴 대통령과 나란히 천안문에 서서 ‘삼각 연대’를 재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오늘 오후 늦게 중국 베이징에 도착해 방중 일정을 소화할 예정”이라며 “이번 방중은 최선희 외무상과 김성남 노동당 국제부장, 현송월 당 부부장 등이 수행하고 있고 리설주 여사와 김여정 당 부부장이 동행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예측했다. 다만 김 위원장의 딸 주애의 동행 가능성에 대해서는 “확정적으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러면서 “김 위원장은 푸틴 대통령과 동급의 경호, 의전 등 각별한 예우를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김 위원장이 북중러 연대를 과시하기 위한 파격 행보로 방러 카드도 저울질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다만 북중러 3국간 정상회담 개최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판단했다. 이 의원은 “북중러가 한꺼번에 모여 회담할 경우 그것이 국제 사회에 던지는 군사안보적인 효과가 있을 수 있기에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게 국정원 분석”이라고 했다. 대신 북중·북러 등 양자간 릴레이 정상회담이 개최될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계기로 중국과의 관계 개선을 모색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이를 통해 중국의 경제적 지원을 견인해 체제의 활로를 열겠다는 것이다. 국정원은 “김 위원장이 이번 방중을 한반도 정세를 주도하기 위한 최적의 카드로 판단하고 있다”며 “러시아 편중 외교 탈피와 북미 대화를 염두에 둔 중국의 지지 확보 및 미국의 변화 유인 등을 고려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러시아와 더욱 밀착하고 있는 모습도 보여주고 있다. 국정원은 “북한이 러시아에 6000명을 3차 파병할 계획”이라며 “전투 공병 1000명이 러시아에 도착한 것으로 파악한다. 기존 파병군은 후방에서 예비전력으로 주둔 중이고, 현지 지도부 교체 추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국정원은 또 “북한이 10월 10일 당 창건 80주년과 내년 초가 유력한 9차 당대회를 본격 준비하고 있다”며 “10월 10일 약 1만 명 이상을 동원한 대규모 열병식을 연습하고, 10만여 명의 대규모 집단체조도 5년 만에 다시 할 전망”이라고 분석했다.
또 “9차 당 대회 개최를 앞두고 자가용 소유를 허용하고 파병 전사자 등 민심 관리로 내부 결집을 도모하고 있다”고 했다. 경제상황과 관련해서는 “480만 t의 곡물 생산 등 전체적으로 침체 국면에서 벗어났고 중국과 러시아와의 경제협력을 활성화해 외화 및 물자 확보 등 노력 중”이라고 했다.
북한의 대남 정책 관련해서는 “전환이나 재조정 필요성은 상대적으로 낮게 인식하고 있어 단시일 내 남북 관계 개선에 호응할 가능성은 낮다”면서도 이재명 출범 이후 일부 태도 변화의 여지도 감지된다고 봤다.
한편 국정원은 방중하는 우원식 국회의장과 김 위원장의 조우 가능성에 대해서는 낮게 평가했다. 박 의원은 “국가 정상급의 순서와 우 의장의 순서가 약간 떨어져 있다고 한다”며 “상대측에서 만남을 원한다면 조우가 불가능하지 않겠지만 의미 있는 만남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 국정원의 판단”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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