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중러 정상 中열병식]
둥펑-61, 美 여러곳 동시타격 가능… 사드 요격 어려운 극초음속 DF-17
美 항모 킬러 떠오른 잉지-21 눈길
지구 어디든 사정권 둔 ICBM… 초대형 무인잠수정 실체도 첫선
3일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 광장에서 진행된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서 차세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극초음속미사일 등 미 본토와 역내 미군 전력을 정조준한 ‘핵 3축 체계’를 비롯한 신형 전략무기들이 처음 공개됐다. 땅과 바다, 하늘뿐 아니라 우주를 무대로 한 최신예 전력들이 총출동하면서 역대급 무기 전시장을 방불케한 것. 군 관계자는 “미국은 물론이고 한국, 일본을 포함한 주변국에 중국의 가공할 핵 타격력 등 막강한 힘을 과시하는 동시에 미 주도의 안보질서에 정면으로 도전장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고 했다.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둥펑(DF)-61’ 신형 ICBM은 이번 열병식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2019년 중국 건국 7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한 DF-41을 개량한 것으로 추정된다. 최대 사거리는 1만2000∼1만5000km로 ‘다탄두 각개목표 재진입체(MIRV)’를 장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전역의 주요 도시 여러 곳을 동시에 핵 타격할 수 있다는 의미다.
지구 어디든 도달할 수 있는 DF-5C ICBM도 모습을 드러냈다. 기존 DF-5B를 개량한 액체연료 ICBM으로 중국 매체들은 “중국 전략 반격 시스템의 중요한 부분으로 타격 범위가 전 세계에 이른다”고 전했다.
쥐랑(JL) 계열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도 여러 기 등장했다. 다탄두 ICBM인 쥐랑급 SLBM은 최대 사거리가 8000km로 전략핵잠수함(SSBN)에서 발사된다. 중국 근해에서 쏘면 알래스카, 인도양·태평양으로 빠져나가서 쏘면 미 본토 전역까지 도달할 수 있다. 미국에 버금가는 ‘제2격(핵보복)’ 능력을 갖췄음을 과시한 것.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잠수함 발사형 대륙간탄도미사일 JL-3는 북미 대륙까지 도달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괌 킬러’로 불리는 DF-26D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기존 DF-26보다 정밀타격 능력이 개선됐고, 최대 사거리가 5000km로 중국 본토에서 미 전략자산의 핵심 거점인 괌을 직접 때릴 수 있다. 주일미군과 필리핀 미군 기지는 물론이고 대만해협의 미 항공모함도 사정권에 포함된다. 미 외교안보 전문매체 내셔널인터레스트는 “DF-26D 때문에 대만 유사시 미 항공모함이 대만해협 1000km 밖에서 머물러야 할 것”이라고 우려한 바 있다.
미사일 요격망을 돌파할 수 있는 극초음속미사일도 다수 공개됐다. DF-17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와 미일의 SM-3 요격 미사일로도 요격이 힘든 것으로 평가된다. 또 ‘잉지(YJ)-17·21’ 등 신형 극초음속 대함미사일도 여러 종류가 선보였다. YJ-17은 최대 속도가 마하 8(음속의 8배)이고 사거리가 1200km다. 함정이나 항공기에서 발사돼 먼 거리의 해상 표적을 타격할 수 있고 최종 비행 단계에서 회피 기동으로 요격이 힘들어 대만 분쟁 발생 시 미 항모의 새로운 위협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날 열병식에선 러시아의 ‘포세이돈’ 핵어뢰와 유사한 초대형 무인잠수정(XLUUV·수중드론)도 실체를 드러냈다. 단순 정찰임무를 넘어 유사시 핵을 싣고 미국의 미사일 방어체계를 피해 남중국해와 서태평양, 한반도 주변까지 중국의 핵역량을 투사할 수 있는 전력으로 평가된다. 적 잠수함의 추적과 공격, 기뢰 제거·부설 임무를 수행하면서 유사시 미 해군의 접근을 차단하는 ‘게임 체인저’급 무기라는 평가도 있다.
방어용 무기인 차세대 지대공 미사일 ‘훙치(HQ)-29’도 처음 공개됐다. 중장거리 요격 능력을 갖춘 첨단 대공방어 무기로 중국 본토 방어의 핵심 전력으로 꼽힌다. 지구 대기권 밖의 미사일과 저궤도 위성도 파괴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군 당국자는 “이번 열병식은 과거와 달리 무인기와 극초음속 미사일 등이 대거 등장한 것이 특징”이라고 분석했다.
댓글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