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위원장님, 저 박지원입니다…2번 불러도 안 보더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5일 11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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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지원, 中행사장서 북측과 대면 상황 공개
“3, 4보 거리…최선희도 딱 봤는데 외면
우원식 악수, 대화 메시지 전달한 큰 의미”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우원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2018.4.29. 청와대 페이스북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지난 2018년 4월 27일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열린 환영만찬에서 우원식 당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2018.4.29. 청와대 페이스북
중국의 전승절 8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이 행사장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마주한 후일담을 전했다. 김 위원장은 박 의원의 부름에도 반응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5일 박 의원은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의 인터뷰에서 3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열린 전승절 기념 행사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그는 “김 위원장의 뒷자석이어서 우원식 국회의장과 함께 가서 ‘김 위원장님, 저 박지원입니다’ 이렇게 두 번 얘기를 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 3보, 4보(거리였다). 그런데 북측 경호원들이 막기 때문에 뒤도 안 돌아보더라”며 “최선희 북한 외무상을 딱 봤는데 외면을 하더라”고도 했다.

그럼에도 박 의원은 양측 관계가 나쁘게만 볼 상황은 아니라고 평가했다. 그는 “6·15 남북 정상회담 할 때보다는 훨씬 더 분위기가 나았다”며 “우 의장이 가서 김 위원장과 악수하고 한 마디 전달한 것, 제가 가서 최 외무상과 북한 측 인사들, 김 위원장을 부른 것은 남한에서 진짜 대화를 하고 싶다는 것을 (북측에) 전달한,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박 의원은 우 의장과 김 위원장의 만남에 대해서도 의미를 부여했다. 우 의장은 열병식 행사를 위해 톈안먼 망루에 올라가기 전 대기실에서 김 위원장에게 “(2018년 이후) 7년 만입니다, 반갑습니다”라며 악수를 청했다. 그는 2018년 4월 판문점 평화의집에서 당시 민주당 원내대표 자격으로 김 위원장을 만난 바 있다. 김 위원장 또한 “네, 반갑습니다”라고 답하며 악수를 나눴다.

박 의원은 “북한은 최고 지도자의 귀에 그러한 얘기를 전달하는 것이 굉장히 큰 의미가 있다”며 “우 의장이 (우호적 메시지를) 전달한 것은 결국 남북 대화를 하자는 메시지가 강하게 전달된 것이기 때문에 북한에서도 굉장히 인상적으로 받아들였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과 동행한 민주당 박정 의원도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북한 수행단은 두 번 봤다. 한 번은 열병식에서 한 번은 리셉션에서 봤는데 열병식 관람석에서 우리보다 한 10줄 정도 앞쪽의 왼쪽에 있었다”며 “보긴 했지만 어떻게 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번 저희가 일부러 앞에 가서 사진도 찍고 올라오면서 박지원 의원은 구면이잖나. 그래서 ‘최선희 외무상’ 이렇게 불렀는데 애써 외면하는 모습이 보였다”고 했다.

박정 의원은 ‘최선희 외무상이 고의로 외면을 했느냐’는 질문에 “아무래도 그쪽도 그동안 남북이 만난다 이런 사인도 없이 계속적으로 우리 한국에 대해서 센소리를 했지 않나“라며 ”그런 상황에서 갑자기 ‘우리 서로 잘 지내자’ 이럴 수는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아마 애써 외면한 것 아닌가 생각한다. 앞으로 더 노력이 필요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승절#열병식#우원식#최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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