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구금소 한국인 면회대기 긴 줄 현대자동차-LG에너지솔루션 합작 배터리 공장(HL-GA) 건설 현장에서 체포된 직원들이 억류된 미국 조지아주 포크스턴 구금소 입구에 7일(현지 시간) 이른 아침부터 긴 줄이 생겼다. 대부분 구금된 동료를 만나기 위해 이곳에 온 한국인들이다. 한국인 여성 구금자들은 이곳에서 차로 4시간 떨어진 스튜어트 구금소에 있다. 독자 제공
정부가 미국에 구금된 한국인 근로자 300여 명을 이르면 10일 자진 출국 형태로 귀국시키는 방안을 놓고 미국과 조율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스로 미국을 떠나겠다고 약속하는 방식으로 영구히 불법 체류 기록이 남는 강제 추방을 피할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다만 자진 출국을 선택해도 불법 체류 기간이 180일을 넘어가는 구금자는 미국 재입국이 제한되는 등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부 구금자는 정부의 자진 출국 방식을 거부하고 현지에 남아 이민 재판을 받는 방식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어 10일 구금자 300여 명이 일괄 귀국할 수 있을지는 아직 미지수다. 조현 외교부 장관은 8일 국회에서 “(구금자들이 재입국 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협상이 잘 진행되고 있다”고 밝혔다.
● “10일 잭슨빌 공항 통해 전세기 귀국 추진”
조기중 미국 주워싱턴 총영사는 7일(현지 시간) 면담을 위해 조지아주 포크스턴 이민세관단속국(ICE) 구금소에서 기자들과 만나 “(귀국 시점을) 수요일(10일) 정도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총영사는 “전세기 운용과 관련해 기술적으로 협의해 보니 제일 가까운 거리에 있는 공항이 (차로) 1시간 거리인 (플로리다주) 잭슨빌 공항이라고 한다”며 “희망하는 분들을 최대한 신속히 한국으로 보내드리기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외교부는 10일 구금자 출국은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전세기에 구금자 전원을 태우겠다는 방침이지만 자진 출국 시 불이익을 받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진 출국을 선택하면 체류 기간에 따라 미국 재입국에 제한을 받을 수 있어서다.
미 이민당국은 불법 체류 기간이 180일을 넘어가면 3년, 불법 체류 기간이 1년 이상이면 최대 10년까지 재입국을 제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8일 “(구금된) 개인들이 가진 비자라든지 체류 신분 등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미국과 구금자들의 석방과 조기 출국을 앞당기는 방안을 집중 협의하고 있지만 미국 재입국에 대한 불이익이 있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에 따라 일부 구금자가 자진 출국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외교부 관계자는 “구금된 국민 모두를 데려오는 게 우리 방침이자 목표”라면서도 “다만 개인이 원치 않을 경우 (자진 출국을) 강제할 순 없다”고 말했다.
외교부는 자진 출국을 선택한 구금자 복귀를 위한 전세기 비용도 국가가 아닌 구금자들이 소속된 기업들이 부담한다고 설명했다.
● 조현 “불이익 없도록 미 측과 대강 합의”
정부는 불이익을 없애는 방향으로 미 측과 협의하겠다는 입장이다. 조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자진 출국 방식에 대해 “체류의 불법 여부는 사실 법원에서 엄격히 다퉈 봐야 할 문제”라며 “그렇게 되면 시간이 오래 걸리고 막대한 비용이 들어 한미 간 협의에 따라 그런(자진 출국) 방안으로 추진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장관은 현안 질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이용선 의원이 ‘노동자들한테 앞으로 미국 출입과 관련해 추가적인 불이익이 없도록 합의됐냐’는 물음에 “(미 측과) 대강의 합의가 이뤄졌다. 최종 확인 절차를 앞두고 있다”고 답했다. 조 장관은 이날 미국으로 출국해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등과 만나 구금된 국민들의 석방 절차를 마무리할 계획이다.
외교부는 현장 구금된 300여 명의 영사 조력 지원과 구금자 전원의 조기 귀국을 돕기 위해 신속대응팀을 파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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