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힘 원내대표 교섭단체 대표 연설
“혼용무도의 시간…특검 앞세운 정치보복뿐
반기업-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민생 무너져
검찰개혁, 사회적 약자 보호가 우선돼야
속도전 접고 여야가 특위에서 논의하자”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9.10 뉴스1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가 10일 국회 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을 향해 “손에 들고 있는 망치를 내려놓으시라”며 “말로는 협치를 외치면서 야당 파괴에 골몰하는 표리부동(表裏不同), 양두구육(羊頭狗肉)의 국정 운영을 당장 그만 두시라”고 했다. 또 “정권이 출범한 지 겨우 100일인데, 왜 스스로 파멸의 절벽을 향해 가속페달을 밟느냐”고도 직격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이재명 정부 출범 100일을 “‘혼용무도‘(昏庸無道), 즉 어리석은 군주가 세상을 어지럽게 만든 시간이었다”고 규정하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정치는 협치를 파괴하는 거대 여당의 폭주 속에 정치 특검을 앞세운 야당 탄압, 정치 보복만 있을 뿐”이라며 “투자를 가로막고 일자리를 빼앗는 온갖 반기업, 반시장 정책으로 경제도 민생도 무너지고 있다”고 날을 세웠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은 “정신차리라”고 반발했고, 국민의힘은 “조용히하라, 기본이 안 됐다”며 입씨름을 벌였다.
송 원내대표는 이재명 정부의 1기 행정부를 두고 “총 25차례 열린 인사청문회는 자료 제출도 없고, 증인·참고인 신청도 거부하면서 청문회를 요식 행위로 무력화시켰다”며 “내각 인사는 갑질과 표절, 투기와 막말의 참사였고 파렴치범들의 광복절 사면은 국민 통합에 대한 배신이자 권력의 타락이었다”고 지적했다. 김민석 국무총리부터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 최교진 교육부장관 후보자 등은 증인 없이 청문회를 진행했다. 파렴치범은 조국혁신당 조국 혁신정책연구원장 등 정치인을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송 원내대표는 여당을 향해 “일당 독재의 폭주를 멈추시라”며 “여당 대표는 걸핏하면 ‘해산’을 운운하며 야당을 겁박하고 모독하는 반(反)지성의 언어 폭력을 가하고 있다”며 “자신들의 전매특허인 ‘내란 정당’ 프레임을 씌워서 야당 파괴, 보수 궤멸의 일당 독재를 구축하려 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세게 쥐면 쥘수록 빠르게 빠져나가는 모래처럼 권력은 단맛에 취하는 순간 브레이크 없는 추락이 시작된다”며 “무한 정쟁을 불러오는 선동과 협박의 정치를 중단하고 국민 위한 상식과 해법의 정치로 돌아오시라”고 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9.10 뉴스1 송 원내대표는 여당이 추진하는 3대 특검법 개정안과 내란특별재판부 설치를 강하게 비판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를 두고 “결국은 수사도, 재판도, 판결도 다 자기들이 마음대로 하겠다는 것인데, 인민 재판과 무엇이 다르냐”고 했다. 이어 “사법부의 독립을 침해하고, 삼권분립의 헌정 체계를 뿌리 채 흔드는 것은 곧 국가를 허물어뜨리는 일”이라며 “민주라고 하는 위선의 탈을 벗어 던지고 더불어민주당이 아니라 ‘나홀로독재당’으로 당명을 바꾸시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또 “나흘 전 이 대통령은 관봉권 띠지 사건을 특검에 넘기라고 지시했는데, 노골적인 수사 개입”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서울남부지검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자택에서 압수한 현금의 ‘관봉권(官封券) 띠지 유실’ 사건과 관련해 특검이 수사하는 방안을 검토하라고 법무부에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민적 의혹이 해소될 수 있도록 수사 방식 등을 면밀히 검토하라는 취지로 알려졌다. 이에 법무부는 상설특검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한다.
송 원내대표는 정부 여당이 추진하는 검찰청 해체에 대해 “국회에 ‘사법개혁특위’를 구성하고 검찰 개혁을 함께 논의하자”고 제안했다. 그는 “중대한 입법을 여야 합의도 없이, 사회적 숙의도 없이, 국민의 동의도 없이 ‘빨리 빨리’ 속도전으로 몰아치는 게 말이 되느냐”며 “지금 중요한 것은 속도가 아니라 방향”이라고 했다. 이어 “사회적 약자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검찰 개혁이 필요하다”며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책임 있는 개혁 논의를 이어갈 것을 제안한다”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내년도 국가 예산안에 대해선 “건전 재정의 둑을 무너뜨린 빚더미 예산”이라고 했다. 그는 “처참하게 실패한 문재인 정권 ‘소득주도 성장’ 시즌 2 ‘부채주도 성장’”이라며 “나라 빚을 갚아야 할 미래 세대를 약탈하는 재정 패륜”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무분별한 돈풀기와 재정 파탄을 막아내기 위해서 ‘재정건전화법’ 제정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국회에 ‘여야정 재정개혁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고 제안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1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제3차 본회의에서 국정에 관한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고 있다. 2025.9.10 뉴스1 송 원내대표는 여당 주도로 통과된 노란봉투법과 더 센 상법에 대해 ‘반기업 정책’ ‘기업 단두대법’ 등으로 규정하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노란봉투법은) 시행도 하기 전에 벌써부터 폐해가 나타나고 있다”며 “민노총 산하 노조가 원청 기업을 상대로 집단행동을 시작했다”고 했다. 더 센 상법에 대해선 “감사위원 분리 선출과 집중투표제를 강제해 기업 경영권을 상시적으로 위협하는 경영 마비법”이라며 “국내 투자자를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외국 투기 자본의 탐욕만 채워주게 될 것”이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지난달 한미 정상회담에 대해선 “낯 뜨거운 명비어천가를 부를 때가 아니다”라며 “국익을 지킬 수 있도록 정상회담 후속 협상에 만전을 기하길 바란다”고 했다. 또 대북 정책에 대해 송 원내대표는 ‘같은 일을 반복하면서 다른 일을 기대하는 것은 미친 짓이다’라는 아인슈타인의 말을 인용해 “문재인 정권의 과오를 반복하지 마시라”며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것은 당당하고 실질적인 대북 억지력 강화”라고 했다.
송 원내대표는 협치를 당부하며 연설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틀 전에 대통령과 여야 대표가 만나 ‘여야 민생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이제 남은 것은 실천”이라며 “어떤 선택을 하느냐는 집권여당에 달려 있다”고 했다. 앞서 전날 민주당 정청래 대표는 약 55분간의 연설에서 협치를 끝내 언급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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