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스포츠 암표 5년 새 최대 13배↑…60만 원까지 치솟는 티켓값
최근 5년 단속 223건 그쳐…조계원 “암표 3법 연내 통과돼야”
최근 3년간 공연 분야에서 암표 신고 건수가 가장 많았던 공연은 가수 싸이 콘서트였던 것으로 16일 확인됐다. 매년 암표 신고 건수가 최대치를 기록하는 가운데 단속 실적은 5년간 223건에 불과해 사실상 무법지대라는 지적이 나온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조계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지난 2020년부터 올해 8월까지 문화체육관광부로부터 제출받은 ‘암표 신고센터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3년 ‘싸이 올나잇 스탠드’, 지난해 ‘흠뻑쇼 2024’, 올해 ‘흠뻑쇼 SUMMERSWAG 2025’가 연속으로 최다 암표 신고 공연으로 집계됐다.
그 밖에도 지난해 나훈아 ‘라스트 콘서트’, 세븐틴 ‘FOLLOW AGAIN’ 등 인기 공연에서 집중적으로 신고가 접수됐다. 올해는 요네즈 켄시 내란공연, NCT WISH·데이식스(DAY6)·투애니원(2NE1) 콘서트가 최대 암표신고 공연 명단 순위에 올랐다.
같은 기간 팬미팅 등 기타 행사, 게임, 뮤지컬 분야에서도 신고가 꾸준히 발생했다. 암표 판매 경로를 보면 중고거래 플랫폼이 여전히 다수를 차지했지만, SNS(트위터, 인스타그램, 텔레그램 등)를 통한 거래가 2023년 348건에서 2024년 473건, 올해는 8월까지 250건으로 빠르게 증가했다.
스포츠 분야에서도 암표 거래는 급증세다. 한국프로스포츠협회에 따르면 프로스포츠 온라인 암표 신고센터 접수 건수는 2020년 1607건에서 2024년 2만 1442건으로 13배 이상 늘었고, 지난 8월 말 기준으로는 이미 3만 1960건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구단별로는 삼성 라이온즈(9444건), 롯데 자이언츠(4687건), 한화 이글스(4775건) 순으로 많았다. 특히 한국시리즈, 스타선수 은퇴 경기, 개막전 등은 암표 가격이 정가 대비 수십 배까지 치솟는 사례가 속출했다.
다만 단속 실적은 미미하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5년 8월) 암표매매 단속 건수는 총 223건에 그쳤다. 통고처분(범칙금 16만 원)이 대부분이었고, 즉결심판(20만 원 이하 벌금·구류·과료)은 153건에 불과했다.
문화체육관광부 신고센터에는 매년 수천 건의 암표 거래 제보가 접수되고 있지만, 실제 수사 의뢰까지 이어지는 건수는 공연 분야 4건, 체육 분야 0건에 불과하다. 중개 플랫폼을 통한 거래가 대부분이라 구매자 신원 확인이 어렵고, 현행법으로는 매크로 사용 여부까지 입증해야 해 단속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현재 국회에는 조 의원이 대표발의한 국민체육진흥법·공연법·체육시설법을 묶은 이른바 ‘암표 근절 3법’이 발의돼 있다. 개정안에는 매크로 여부와 관계없이 티켓의 부정한 판매를 금지하는 내용을 담았다. 현행법이 매크로를 이용한 암표 거래만 처벌할 수 있는 한계를 보완한 것이다. 부정 판매로 취득한 이익은 몰수한다는 내용도 신설했다.
조 의원은 “암표 시장이 갈수록 조직화·지능화되고 있는 만큼, 지금 대응하지 않으면 팬들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건전한 문화·체육 생태계가 근본부터 흔들릴 수 있다”며 “암표 3법을 연내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해 암표를 근절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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