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한 박지원에 “사모님 뭐하세요”…실수한 곽규택에 與 발끈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6일 16시 13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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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간사 선임 충돌한 법사위
朴 “남편이 법원장” 쏘아붙이자
맞불 발언 한다는 게 ‘오발탄’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사 선임의 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치자 이에 반발해 퇴장하고 있다. 2025.9.16/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6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간사 선임의 건을 무기명 투표에 부치자 이에 반발해 퇴장하고 있다. 2025.9.16/뉴스1
“사모님은 뭐하세요 지금”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
“돌아가셨어요” (더불어민주당 박지원 의원)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여야 의원들이 16일 국민의힘 나경원 의원을 야당 간사로 선출하는 문제를 두고 강하게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곽 의원은 7년 전 부인상을 당한 박 의원에게 “사모님 뭐하세요”라고 물었다가 민주당 의원들에게 거센 비판을 받았다. 법사위는 한차례 파행됐다가 여당 주도로 무기명 투표를 진행해 나 의원의 간사 선임 안건은 부결됐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간사 선임을 표결에 부친 전례가 없다”며 반발하며 표결에 앞서 퇴장했다.

법사위 여야 의원들은 이날 전체회의를 열어 야당 간사에 나 의원을 선임하는 건을 두고 맞붙었다. 민주당 출신인 무소속 최혁진 의원은 “나 의원의 간사 선임 건이 안건으로 올라온 것에 대해 대단한 모욕감과 치욕감을 느끼고 있다”며 “어떻게 이런 사람이 국회 법사위원회 간사로 추천되느냐. 나 의원은 어제 징역 2년을 구형 받았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추미애 법사위원장에게 “선임안을 철회해 주시고 다시는 이런 인간이 국민을 대의한다고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간사까지 나오는 일은 절대로 없어야 한다”고 했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2025.9.16/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박균택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의 발언에 항의하고 있다. 2025.9.16/뉴스1
최 의원의 발언에 국민의힘에선 “야” “‘이런 인간’이라고 말한 것 사과하라” “이리 와 봐” 등 반말과 거친 말이 이어졌고, 최 의원은 이에 “누가 ‘야’예요?” “당신이 이리 오라” “누구한테 오라 가라 하느냐” “위원장님 퇴장 시켜달라” 등 맞받았다.

뒤이어 민주당 박균택 의원은 “(나 의원 간사 선임의) 안건이 상정되는 것 자체가 용납하기가 좀 어렵다. 반대하는 이유를 말씀드리겠다. 이유를 정리해 봤더니 10가지가 넘는다”며 나 의원이 간사로 선임되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나열했다. 박 의원은 전날 나 의원이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징역 2년을 구형받고, 최근 조국혁신당 박은정 의원에게 “초선은 가만히 앉아 있어”라고 말한 것을 거론하며 자격이 없다고 했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을 방해하기 위해 한남동 관저에 모습을 드러낸 것도 문제 삼았다.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곽규택 국민의힘 위원들이 간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5.9.16/뉴스1
1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4차 전체회의에서 나경원, 곽규택 국민의힘 위원들이 간사 선임의 건과 관련해 항의하며 회의장을 떠나고 있다. 2025.9.16/뉴스1
박지원 의원도 나 의원 간사 선임안을 반대하며 “남편이 법원장이니까 아내가 법사위 간사해서 되느냐. 남편까지 욕 먹인다”고 쏘아붙였다. 그러자 곽규택 의원은 “박 의원님 사모님은 뭐하시나, 지금”이라고 물었고, 박 의원은 “돌아가셨다”고 답했다. 곽 의원은 “그렇죠, 그런 말씀하면 안 되는 거다”라고만 했다. 배우자 공격을 되받아치려다 실수한 것. 이후 여당 의원들은 “예의를 지켜라” “너무 무례하다” “곽규택 실수했어” 등 반발했다. 추 위원장도 곽 의원에 “심하다, 지나치다”며 “윤리위원회 제소감”이라고 경고했다.

곽 의원은 “(나 의원) 남편 이야기가 왜 나오느냐”고 맞받자, 민주당에선 고성이 나왔다. 박균택 의원이 “너무 무례하다”고 소리친 것. 박 의원은 “곽규택, 너무 무례해! 인간 좀 되어라, 인간 좀”이라고 했다. 결국 추 위원장이 “자제해달라”며 수습했다. 하지만 나 의원 간사 선임안에 대해 민주당에서 “무기명 투표로 해달라”고 건의가 나오자 다시 소란해졌고, 추 위원장이 표결 절차를 밟으려고 하자 국민의힘은 반발하며 퇴장했다. 약 20분간 정회됐던 회의가 속개된 후 나 의원 간사 선임 건은 여당 주도로 부결됐다.

국회 상임위원회 간사 선임에 표결을 진행한 것은 이례적이란 말이 나온다. 이를 의식한 듯 추 위원장은 같은 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국회법 절차에 따라 표결을 진행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나 의원의 배우자는 춘천지방법원장으로 법사위의 피감기관장”이라며 “이는 국회법상 명백한 이해충돌이며 감사의 공정성을 훼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나 의원이 전날 패스트트랙 사건으로 2년형을 구형받은 것을 문제 삼았다. 또 내란 공범을 옹호하고 “초선은 가만 있어” 등 동료 의원을 폄훼했다고도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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