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학자, 김건희에 청탁여부 묻자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7일 20시 1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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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검 9시간 조사후 휠체어 타고 귀가
金·권성동에 금품 전달 지시 부인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1
불법 정치 자금 제공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가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특별검사 민중기) 사무실에서 나오고 있다. 뉴스1
통일교 현안 청탁을 위해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에게 명품을 건네고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제공하는 데 관여한 혐의를 받는 한학자 통일교 총재(82)가 17일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에 자진 출석해 9시간가량 조사받았다.

한 총재는 이날 오전 9시 46분경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에 모습을 드러냈다. 오전 10시경 조사가 시작됐으며 오후 4시 45분경부터 조서를 열람했다. 한 총재는 오후 7시 33분경 조사를 마치고 귀가했다. 최근 심장 수술을 받고 회복 중인 그는 오전 출석 당시엔 통일교 관계자의 부축을 받으며 건물로 걸어갔지만, 귀갓길엔 휠체어를 타고 나왔다.

한 총재는 조사를 마친 뒤 사무실 1층에서 취재진들로부터 ‘다섯 가지 혐의에 대해 다 인정했느냐’ ‘권 의원 구속 결과를 보고 출석 일정을 결정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답하지 않았다.

그는 ‘권 의원에게 왜 1억 원을 전달했느냐’는 물음엔 “내가 왜 그럴 필요가 있습니까”라고 말했다. 이어 ‘김 여사에게 목걸이와 가방을 전달하신 적 없느냐’는 질문에도 “내가 왜 그래야 하는데”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청탁을 직접 지시하거나 승인한 것이 아니냐’는 물음에도 “없다”고 했다.

한 총재는 ‘조사에서 어떻게 해명하셨느냐’고 묻는 말엔 “전체적으로 들어보시라. 내가 어떻게 답했는지”라며 “너무 많다”고 밝혔다.

이때 한 유튜버가 ‘불법 정치자금, 청탁 직접 지시하셨죠’라고 소리 지르자, 한 총재는 “아니야”라고 강하게 소리치며 부인하기도 했다.

한 총재는 정치자금법 위반, 청탁금지법 위반 등 혐의를 받고 있다. 특검은 한 총재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다이아몬드 목걸이와 샤넬 백 등을 건네며 교탄 현안을 청탁하는 데 관여한 것으로 보고 있다. 또한 윤 전 본부장이 권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 1억 원을 건네며 통일교 지원을 요청한 데 대해 한 총재의 승인과 지시가 있었는지 특검은 들여다보고 있다.

#통일교#한학자#김건희 특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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