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형배 “헌법 한번 읽어보시라, 李대통령에 드린 말씀 아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9일 14시 4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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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논쟁에 대해 말한 것” 해명
“내란전담재판부는 어차피 헌재로 갈 것”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법률가의 길-헌법소원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마친 뒤 Q&A 시간을 갖고 있다. 2025.9.10/뉴스1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10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강대학교 성이냐시오관에서 ‘법률가의 길-헌법소원과 민주주의’를 주제로 특별강연을 마친 뒤 Q&A 시간을 갖고 있다. 2025.9.10/뉴스1
문형배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이 최근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한 발언은 이재명 대통령을 향한 것이 아니었다고 18일 해명했다.

문 전 대행은 전날(17일) SBS 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 출연해 ‘선출 권력과 임명 권력 간 우위 논쟁’ 관련 질문을 받고 “대한민국 헌법을 한번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다”며 “우리 논의의 출발점은 헌법이어야 한다. 헌법 조항에 근거해 주장을 펼치시면 논의가 훨씬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답했다.

당시 진행자의 질문은 이 대통령이 11일 취임 100일 기자회견에서 “대한민국에는 권력의 서열이 분명히 있다. 최고 권력은 국민, 국민주권, 그리고 직접 선출 권력과 간접 선출 권력”이라고 한 것 때문이었다. 이에 대한 문 전 대행의 대답은 마치 이 대통령의 앞선 발언이 잘못됐다고 지적하는 것처럼 해석됐다.

논란이 커지자 문 전 대행은 18일 시사IN 유튜브 ‘김은지의 뉴스IN’에 출연해 “그 라디오 방송’의 사회자 질문이 “여의도 논쟁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느냐”였다. 그러면 ‘국회 논쟁을 말하는구나’ 이렇게 생각하지 않나. 대통령께 드리는 말씀이 아니다”라고 해명했다.

문 전 대행은 “자기들 입장에 제 말을 그냥 끼워 넣었다고 본다. 그 라디오 방송을 한번 돌려보시라. 질문자가 ‘이른바 선출 권력이 임명 권력 위에 있다는 여의도 논쟁에 대해서, 여의도에서 논쟁이 한창 되고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라고 되어 있다. 여의도는 국회를 말하는 거 아닌가? 그게 어떻게 제가 대통령 말씀을 떠올릴 수 있나?”라고 반박했다.

이어 “그 어디에 제가 대통령님 말씀에 의견을 제시하는 내용이 있나? 그렇게 해석하면 공론의 장이 회복되지 않는다. 공론의 장이 무너졌을 때 어떤 결과가 오는지 지난 탄핵 과정에서 보시지 않았나? 공론의 장을 회복시키려면 발언자의 뜻대로 해석해야 한다. 발언은 그 사람의 것이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내란특별재판부는 어차피 헌법재판소로 갈 수밖에 없다“며 ”그 논란이 지속되면 합헌이냐 위헌이냐를 떠나서 내란 재판이 더 늦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제가 생각할 때 이 모든 사단이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구속취소 결정에서 시작된 것“이라며 ”제가 볼 때 그건 법리상 의문점이 있다“고 했다. 당시 구속취소 결정을 내린 지귀연 부장판사는 현재 내란 재판을 맡고 있다.

문 전 대행은 ”지금이라도 보통항고를 해서 시정 여부를 상급심에서 판단할 기회를 갖는 게 좋겠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당시의 구속취소 결정이 적법했는지 지금이라도 법적으로 다시 따져볼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문 전 대행은 “사회통합에 도움이 되고자 방송에 나왔는데, 몇 번 해보니까 제가 나오면 논란이 되는 것 같아서 오늘을 끝으로 시사 방송 프로그램에는 출연을 중단하겠다“며 ”방송에 선의로 나온 건데 제 발언을 논란의 수단으로 삼는 것 같다“고 내심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문형배#이재명#헌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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