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청년 남녀 편지어 다퉈…문제의 원천은 기회 부족”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19일 16시 1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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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 소통 토크콘서트서 연신 “미안하다”
“취업 어렵고 미래가 희망적이지도 않아
기성세대 잘못…기회 많이 만들겠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19일 서울 마포구 구름아래 소극장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09.19. 뉴시스
이재명 대통령이 청년들과의 간담회에서 “남녀가 서로 미워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며 근본 문제로 “저성장”을 지목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이 연애, 결혼까지 포기하는 세대에 대해 “미안하다”고 사과했다.

이 대통령은 19일 서울 마포구에서 열린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 모두발언에서 청년들을 향해 “많이 힘들죠”라고 물었다. 목소리가 작다고 느낀 듯 이 대통령은 “대답을 안 하는 거 보니까 대답할 힘도 없나”라며 농담했다. 이 대통령은 “제가 살아온 청년 시절 비교해보면 명백하게 요즘 청년세대들이 훨씬 더 어려운 상황”이라며 “(기성세대는) 회사에 취직해서 평생 정년이 보장되는 시기였고, 속된 말로 잘릴 일도 없는 직장이 매우 안정적이었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그러나 지금은 완전히 반대가 됐다. 직장을 구하기도 어렵고, 구해도 안정성도 없고 또 미래가 희망적이지도 않다”며 “그러다보니 결혼도 연애도 다 포기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분은 아무런 잘못이 없다”며 “기성세대 잘못이다. 예측하고 충분히 대책을 만들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제 책임 크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이제는 또 새롭게 길을 열어가야 한다”며 “정부가 해야될 길은 기회를 많이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작은 기회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정말 잔인하게 경쟁이 아니라 ‘전쟁’을 하게 됐고, 그러다보니 청년세대들끼리 특히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투는(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되는데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 모든 문제의 원천은 기회부족이고 기회의 부족은 저성장으로부터 오는 것”이라며 “이 저성장은 매우 구조화된 것”이라고 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 과정에서 연이어 사과했다. 그는 “미안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며 “앞에 계신 여러분에게 미안하게 생각한다”고 전했다. 다만 “미안하다고 좌절하고 있을 수는 없고 다투며 세월을 보낼 수는 없다”며 “대화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전에는 실금을 그었는데 요즘은 실선을 그을 뿐 아니라 벽을 쌓아서 아예 접촉이 안 된다”며 “대한민국 국민이니까, 같은 공간 안에 살고 협력해야 하니까 특히 청년 남녀가 대화를 많이 하면 좋겠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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