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미애 ‘윤석열 오빠’ 발언에…국힘 女의원들 “여성 전체 모독” 반발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3일 15시 5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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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뉴스1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22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검찰개혁 입법청문회에서 퇴장 명령을 한 추미애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2025.9.22/뉴스1
국민의힘 소속 여성 의원들이 더불어민주당 소속 추미애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의 ‘윤석열 오빠’ 발언에 대해 “대한민국 여성 전체를 모독한 행위”라며 반발했다.

앞서 추 위원장은 22일 법사위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이 민주당을 겨냥한 손팻말을 노트북에서 떼지 않자 퇴장을 명령했고, 국민의힘 의원들이 이를 거부하자 실랑이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추 위원장은 나경원 의원을 향해 “이렇게 하시는 것이 ‘윤석열 오빠’한테 무슨 도움이 되냐”고 발언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과 나 의원은 서울대 법대 선후배 사이다.

국민의힘 여성 의원들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같은 여성의 입에서 나온 말이 맞는지 귀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었다”며 “사적 관계를 연상시키는 호칭을 멋대로 사용해 동료 의원의 주체성을 깎아내리고 공식 석상에서 동료 의원을 조롱거리로 만든 전형적인 언어폭력을 행사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서지영 의원은 “6선 국회의원이자 법제사법위원장이 같은 헌법기관인 여성 국회의원을 모독하고 나아가 대한민국 여성 전체를 모욕한 것”이라며 “성차별적 표현으로 권위를 지켜야 할 국회를 외려 막장 드라마의 무대로 전락시킨 추 위원장에게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서 의원은 또 “민주당 출신인 이재명 대통령의 입에서도 똑같은 수준의 부적절한 언행이 반복되고 있다”며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한다’는 이 대통령의 발언을 언급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19일 2030 청년 소통·공감 토크콘서트에서 “작은 기회 구멍을 통과하기 위해 정말 잔인하게 경쟁이 아니라 ‘전쟁’을 하게 됐고, 그러다 보니 청년 세대들끼리 특히 남녀가 편을 지어 다투는(상황)”이라고 봤다. 그러면서 “여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건 이해되는데 여자가 남자를, 남자가 여자를 미워하는 상상하기 어려운,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벌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서 의원은 “인터넷 커뮤니티에서조차 성차별적 통념으로 비판받는 ‘여적여’를 현직 대통령이 공적 자리에서 직접 시전한 것”이라며 “청년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자리에서 성별 갈등, 젠더 갈등을 부추긴 것”이라고 지적했다.

최수진 의원은 “민주당의 잘못된 성 인식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여성 비서를 위력으로 성폭행한 안희정 전 충남지사, 부하 여직원을 강제 추행한 오거돈 전 부산시장, 직권으로 여직원을 성추행했다고 알려진 박원순 전 서울시장”이라며 “이렇게 이어진 부끄러운 역사가 이제 이재명, 추미애의 성차별적 언행으로 되살아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충격적인 것은 범여권 여성 국회의원들의 태도”라며 “여성의 권리 신장과 성평등에는 그렇게 핏대를 세우더니 자기 진영의 또 다른 성 비위, 여성비하 막말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성평등을 외치는 구호 뒤에 감춰진 위선과 침묵은 또 다른 피해자를 양산하는 공범 행위일 뿐”이라며 “추 법사위원장은 해당 의원에게 즉각 사죄하고 법사 위원장직에서 사퇴하라. 이 대통령은 여성 비하 언행에 대해 국민께 사과하라. 민주당 여성 의원들도 더 늦기 전에 국민 앞에 책임 있는 목소리를 내시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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