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와 좋은 추억” 김정은, 시진핑에도 “북중 협조 강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3일 16시 4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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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中정상 경주 APEC 참석에 광폭행보

북한 조선중앙TV는 지난 4일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북중 정상회담’을 했다고 5일 보도했다. 김 위원장과 시 주석은 정상회담 후 소규모 다과회와 만찬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조선중앙TV 캡쳐) 2025.09.05 뉴시스 *재판매 및 DB 금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한 정권 수립 77주년(건군절, 9·9절) 축전을 보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답전을 보내 ‘조중(북중) 친선 협조’를 거론하며 감사를 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23일 보도했다. 21일 최고인민회의 연설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에게 ‘좋은 추억’이 있다며 조건부 대화를 시사한 데 이어 중국과도 밀착을 과시한 것이다. 다음달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두 정상이 참석 계획을 밝히자마자 김 위원장이 미중 정상과의 관계를 직접 관리하며 광폭 행보를 펼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통신에 따르면 김 위원장은 21일 보낸 답전에서 이달 초 중국 전승절 80주년 열병식에 참석하고 시 주석과 만난 것이 “뜻 깊은 상봉”이었다며 “중국 당과 정부, 인민의 변함없는 지지와 각별한 친선의 정을 충분히 느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통적인 조중(북중) 친선협조 관계를 시대적 요구에 맞게 더욱 강화 발전시켜나가는 것은 조선로동당과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의 확고부동한 입장”이라고 밝혔다. 이번 답전은 지난해 건군절 때(336자)보다 분량이 499자로 늘어났고 지난해 생략했던 ‘협조’라는 단어를 2년 만에 다시 썼다.

통신은 같은 날 이뤄진 최고인민회의 연설보다 답전을 하루 늦게 보도했고 이 내용은 북한 주민들이 보는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도 실렸다. 북한이 미국에 비핵화 집념을 털어버리면 조건부 대화 가능성을 미국에 비친 것과 중복을 피하고 시 주석에 대한 답전을 비중 있게 다루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통일부 당국자는 23일 기자들과 만나 “김 위원장이 중국을 방문한 후 대단히 자신감이 넘치는 메시지를 발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은#시진핑#북한#중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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