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기 국회 운영위원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국회운영위원회 제2차 전체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2025.9.24/뉴스1
이재명 대통령의 ‘성남 라인’ 핵심으로 꼽히는 김현지 총무비서관의 국정감사(국감) 증인 채택 여부를 두고 24일 여야가 충돌했다. 국민의힘은 “김 비서관이 절대 존엄인가”라며 증인 채택을 요구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정쟁으로 삼으려는 의도“라며 반대했다.
국회 운영위원회는 이날 전체회의를 열고 국정감사계획서와 증인·참고인 출석 요구의 건을 논의했다. 상정된 증인은 총 11명으로, 김 비서관은 명단에서 제외됐다.
김 비서관의 명단 제외에 국민의힘 소속 위원들은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총무비서관은 14대 국회 이후 단 한 번도 증인에서 제외된 적이 없다. 인사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자리이기 때문에 항상 참여했다”며 “김 비서관은 절대 불러서는 안 되는 존엄한 존재냐”고 비판했다.
이어 “이 대통령의 최측근이라고 평가받는 김 비서관을 국회에 보내지 않는 모습은 뭔가 숨기는 것이 있어 출석을 안 시키려고 한다는 비난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여당 간사인 문진석 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정부가 정부조직법을 여당과 추진하고 있는데 국민의힘에서는 협조는커녕 필벌을 예고할 정도로 매사 발목잡기를 하고 있다”며 “보통 정부 출범 6개월은 허니문 기간이라고 해서 협조적인 게 그동안 관례였다”고 반박했다.
이어 “김 비서관보다 더 많은 권한을 갖고 대통령실 운영에 관여하는 게 비서실장 아닌가. 비서실장에게 따져 물어도 국정감사에 지장이 없다”며 “정쟁으로 삼으려고 하는 국민의힘 의도에 동조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자 국민의힘 조지연 의원은 “특활비도 공개하는 이 정부에서 총무비서관은 왜 못 나오나. 이 대통령이 임명권력은 선출권력을 존중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라며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이 임명하는 별정직 고위공직자 아닌가. 그런데 왜 국회를 무시하나”라고 따져 물었다.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은 “김 비서관이 뭐 하는 사람인지 잘 모른다. 그런데 민주당 위원들이 흥분하면서 부르면 안 된다고 하는 반응을 보니 더 불러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같은 당 박수민 의원도 “총무비서관 대신 대통령 비서실장이 커버할 수 있다는 논리는 부처에서도 장·차관이 커버할 수 있으니 기획관리실장이 안 나와도 된다는 것이냐”라며 “납득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결국 운영위는 이날 증인 채택 안건을 의결하지 않고, 간사 간 추가 협의를 거쳐 재논의하기로 했다.
운영위원장을 맡고 있는 민주당 김병기 원내대표는 “오늘은 거수 표결을 하지 않겠다”며 “이 건에 대해서는 오늘 의결하지 않고 다음에 의결하는 것으로 하겠다. 두 간사가 최대한 논의해달라”고 말했다.
총무비서관은 대통령실의 살림살이와 예산을 총괄하는 핵심 보직이다. 때문에 보통 대통령의 신임이 두터운 인물들이 맡아왔다.
김 비서관은 이재명 정부에서 ‘그림자 실세’, ‘성남 라인’ 등으로 불렸다. 그는 이 대통령이 정치를 시작하기 전 성남 지역에서 변호사로 활동하며 시민운동을 할 당시부터 인연을 맺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민주당은 대법원장, 대법관들은 막 부르면서 총무비서관은 못 부르게 막는다”면서 “정청래 대표님, 정청래식으로 김현지 씨는 ‘뭐’ 되나?”라고 반문했다. 앞서 정 대표가 전날 SNS에 “대통령도 갈아치우는 마당에 대법원장이 뭐라고?”라고 표현한 것을 되돌려 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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