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약 15시간 30분째 정부조직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하던 중 참관 온 초등학생들에게 덕담을 하다 눈물을 닦고 있다. 2025.09.26. 뉴시스
국민의힘 박수민 의원이 26일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역대 최장 기록을 재경신했다. 지난해 8월 민생회복지원금 반대 토론에서 자신이 보유한 15시간 50분의 기록을 1년여 만에 갈아치운 것이다.
박 의원은 전날 여당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국회 본회의에 상정하자 같은 날 오후 6시 30분경 첫 토론주자로 나서 이날 오전 11시 42분경까지 약 17시간 12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했다. 이전 최장 기록도 박 의원으로, 지난해 8월 1일 ‘전국민 25만 원 지원법’ 상정에 15시간 50분 동안 필리버스터를 진행하면서 같은 해 7월 국민의힘 김용태 의원이 세운 기록(13시간 12분)을 깬 바 있다.
박 의원은 토론에서 정부 여당의 정부조직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개편급에 가까운 중대형 대폭 개혁이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걸 열흘 만에 하자고 하느냐”며 충분한 토론 없이 졸속으로 진행하고 있다는 점을 비판했다. 이어 “검찰청 간판을 떼고 공소청·중수청을 만든다고 하면 1만3000명의 검사와 수사관은 일선을 놓지 않겠느냐”며 “살 집을 짓고 옛집을 허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필리버스터 도중 방청 온 초등학생들을 향해 덕담을 건네다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그는 “윗분들 얘기하는 것을 반만 들으면 된다”며 “부모님이나 선생님은 지금까지의 시간을 살아오신 분들이고 여러분들은 지금부터의 시간을 살아가시는 분들”이라고 했다. 이어 “여러분의 미래는 지금껏 아무도 걸어보지 않은 시간”이라며 울컥하는 모습을 보였다. 눈시울을 붉힌 박 의원은 “젊은 분들 보니 갱년기 증세가 나온다”고 농담했다. 박 의원은 2남 3녀를 둔 다둥이 아빠다.
필리버스터 최장 기록을 경신한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26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 국회(정기회) 제9차 본회의에서 정부조직법 반대 필리버스터를 마친 뒤 동료 의원들에게 격려와 축하를 받고 있다. 2025.09.26. 뉴시스 박 의원이 17시간이 넘는 필리버스터를 마무리하자 국민의힘 의석에 앉아 있던 6~7명 동료 의원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박 의원에게 박수를 보냈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페이스북에 “어제 저녁 6시 반부터 시작해서 잠도 안 자고 밤을 지새우며 세운 최장 기록이다. 정말 대단하다”며 “박 의원님이 눈물 흘리며 방청석의 초등학생들에게 손을 흔드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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