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2년 지나도록 전산망보호 게을리했는지 철저 조사 필요”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9월 28일 18시 4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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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
“민생 시스템, 밤 새워서라도 신속 복구해야”
“이중운영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놀라워”
“3시간 복구 큰소리치더니 이틀 되도록 안돼”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정부서울청사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상황실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행정정보시스템 화재 관련 회의를 주재하고 있다./2025.9.28.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정부 전산 서비스가 마비된 데 대해 “국민께서 큰 불편과 불안을 겪고 있다.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28일 이 대통령은 정부서울청사에서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 대책 마련을 위한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 회의를 주재하며 “현재 핵심 보안 장비는 재가동을 시작했다는데, 일부 전산 시스템이 여전히 복구 진행 중”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관계 부처를 향해 “추석을 앞두고 우편, 택배, 금융 이용이 많아지는 시기인 만큼 국민 불편과 혼란이 최소화될 수 있도록 생활 밀접 시스템의 신속한 복구와 가동에 총력을 기울여달라”며 “특히 취약계층 지원, 여권 발급 등 중요 민생 관련 시스템은 밤을 새서라도 최대한 신속하게 복구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그러면서 “전산 시스템 문제로 납세, 계약 등의 행정 의무를 이행하지 못하는 국민이 혹여라도 부당하게 불이익당하지 않도록 만전을 기해 주길 바란다”고 지시했다.

또한 전 정부의 전산망 이중화 시스템 미흡에 대한 조사를 벌이겠다고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놀라운 사실은 2023년에도 대규모 전산망 장애 사태로 큰 피해가 발생했는데, 이번 화재도 양상이 매우 유사하다는 지적이 많다”며 “2년이 지나도록 핵심 국가 전산망 보호를 게을리해서 막대한 장애를 초래한 것이 아닌지 철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는 2023년 11월 전국 지방자치단체 행정 전산망인 ‘새올 지방행정정보시스템’과 온라인 민원 서비스인 ‘정부24’가 장애를 일으켜 민원 서비스가 중단됐던 사례를 언급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중요한 국가 기관망은 외부적 요인으로 훼손될 때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이중 운영 체계를 당연히 유지해야 하는데, 아예 그 시스템 자체가 없다는 게 놀랍다”며 “3시간 안에 복구할 수 있다고 큰소리를 쳤다는데, 3시간은커녕 지금 이틀이 다 되도록 복구가 안 되지 않느냐”라고 지적했다.

이어 “이번 화재가 국가 행정망 안전성을 획기적으로 높이는 전화위복의 계기가 되도록 근원적인 중장기 해결 방안을 조속하게 마련해야 한다”며 “필요한 예산과 인력의 확충 역시 신속하게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전 부처가 나서서 최소한 안전 보안 시설에 관한 부분은 아예 밑바닥부터, 원점에서부터 혹여라도 문제없는지 근본적인 조사를 전 시설에 대해 최대한 신속하게 조사해 보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아울러 “언제나 안전이나 보안 문제는 과하다 싶을 정도로 대비하는 게 맞다”며 “돈이 든다는 이유로, 또는 다른 불편함이 있다는 이유로 필요하지만 하지 않는 것은 결코 용인될 수 없는 일”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회의에는 김민석 국무총리와 윤호중 행정안전부 장관을 비롯한 정부 측과 17개 시도 지자체장이 참석했다. 대통령실에서는 김용범 정책실장과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등이 함께 했다.

#이대통령#전산망 화재#국가정보자원관리원#전산서비스 마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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