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에 극초음속 무기, F-35 배치 등 ‘동맹 현대화’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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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정평화재단 39차 한미국제안보학술회의]
주한미군 ‘전략적 유연성’ 논의… 지상전 중심 병력구조 변화에
확장억제 강화 등 요구해야… 트럼프, 거래의 관점서 접근하려 해
한미동맹 핵심 과제는 ‘역량 공유’… 韓, 반도체-방위산업 자산 활용을
한미동맹의 도전과 기회
한미안보연구회 공동 주최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사장 현인택)과 한미안보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제39회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버나드 샴포 전 미8군 사령관, 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이사장 현인택)과 한미안보연구회가 공동 주최한 제39회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가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열렸다. 왼쪽부터 버나드 샴포 전 미8군 사령관, 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3일(현지 시간) 미국 워싱턴 허드슨연구소에서 제39차 한미 국제안보학술회의(동아일보 부설 화정평화재단, 한미안보연구회 공동 주최)가 열렸다. 한미 안보 전문가들은 ‘한미동맹의 도전과 기회’를 주제로 어느 때보다 복잡해진 한미 안보 환경 속에서 최근 한미동맹의 도전 과제와 위기, 또 기회 요소 등을 두고 열띤 토론을 벌였다. 현인택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은 서면으로 전한 축사에서 “한미는 진화하는 북한 핵능력에 맞춰 결합 억지 태세를 현대화해야 한다”며 한미가 안보 의제를 넘어 경제 분야 등까지 범위를 확대해 포괄적인 안보 협력을 맺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카운슬의 마커스 갈로스커스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은 “중국의 대만 위협 및 한반도 변수까지 고려한 ‘이중 위협’ 관리가 필요한 시점”이라며 그간 양국 동맹을 비유했던 ‘철통같은 동맹’ 대신 더 튼튼한 ‘티타늄 동맹’을 제안했다. 특히 이를 위해 주한미군의 ‘공군력 현대화’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갈로스커스 국장은 미국 국가정보국(DNI)에서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으로 활동한 북한 전문가다.

● “주한미군 공중력 현대화 시급”

동맹 현대화는 올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관세 협상과 함께 한미의 주요 현안으로 꼽히는 의제다. 그런 만큼 전문가들은 한미 동맹의 과제로 동맹 현대화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전략적 유연성은 동맹 현대화 및 확장억제(핵우산) 강화를 논의하는 맥락에서 반드시 다뤄져야 하는 사안”이라며 “동맹 현대화에는 주한미군의 병력·구조, 전시작전권 전환, 방위비 분담, 핵협의 그룹 활동, 대규모 야전 훈련을 통한 동맹 억지력 강화 조치 등이 포함된다”고 했다.

한미 당국은 동맹 현대화와 관련해 북한 핵·미사일 고도화에 대응해 지상전 중심의 주한미군 구성을 변화시킬 필요가 있다는 것에는 어느 정도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 국방부 정책실 정보작전국장을 지낸 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은 주한미군의 미래형 전략화를 위해 “주한미군의 공중전력부터 현대화하고 간소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를 위해 기존 F-16 전투기를 5세대 스텔스 전투기인 신형 F-35로 신속히 전환하고, 주한미군이 원거리에서 적을 제압 가능하도록 장거리·극초음속 무기를 신속하게 한반도에 배치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한국 등 동맹에게도 ‘거래 관점’에서 접근하려 하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냉정한 태도를 일단 우리가 수용해야 한다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은 “한미동맹은 이제 ‘조건부 동맹’일 수 있다”며 “대만해협에서 문제가 생긴다면 미국이 주한미군을 (그곳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이런 기류를 한국이 수용하기를 요구하고 있다고도 했다. 김 실장은 “미국은 한국이 국방 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최소 3.5∼5.0%까지 늘리기를 요구한다”면서 한국이 이 같은 현실을 직시해 대응하되 미국 측에 확장억제 강화 등을 적극 요구해야 한다고 했다.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은 “주한미군이 한반도 바깥 지역까지 역할을 확장할 가능성이 있느냐는 한국의 안보는 물론이고 한미동맹 파트너십의 미래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한 문제”라며 “전략적 유연성 등 논의는 분단 현실을 전제로 신중히 설계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 韓 방산-반도체 역량, 협상 자산으로 활용해야

전문가들은 최근의 안보 환경이 한국에 위협이자 큰 도전이지만, 활용하기에 따라 기회가 될 수 있다고도 봤다.

장진섭 미국 매사추세츠대 한반도연구디렉터는 “한미동맹의 핵심은 ‘부담 분담’이 아닌 ‘역량 공유’”라며 한미 방위산업 통합조약 체결, 전략투자·공급망 협의회 신설, 사회혁신재단 창설 등을 제안했다.

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는 “한국에 강력한 동맹은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라며 “한미동맹을 전략적이고 대등한 파트너십으로 격상하고 한국의 자율적 방위 역량도 강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부가 한국의 강점인 반도체 및 인공지능(AI) 분야,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방위산업을 외교·공급망 협상의 전략 자산으로 활용해야 한다고도 조언했다.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역시 “한국의 방위산업은 현대적이고, 한국이 개발하는 장비들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와 상호 운용이 가능하다”며 “이는 미국과의 상호 운용 또한 가능하다는 의미여서 매우 가치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통일된 한국만이 핵 위협을 끝낼 수 있다는 인식에 기반한 ‘원 코리아 정책(One Korea)’도 제안했다. 그는 “수십 년간 한미의 유일한 목표는 북한의 비핵화였지만, 이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으리란 걸 우린 알고 있다”며 ‘한반도는 하나’라는 단순한 명제로 돌아가야 한미동맹 전략에 도움이 될 것으로 봤다.

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은 “한미가 안보를 넘어 ‘라이프 파트너십’에 기반한 양국 국민 번영을 설계해야 한다”고 했다.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은 “한미동맹을 ‘필수 전략동맹’으로 격상하고 광범위한 국가적 실행 프로세스로 발전시켜야 한다”며 “자유는 공짜가 아니다. 우리는 영원히 이 동맹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학술회의 참가자 명단

◇개회사

버나드 샴포 한미안보연구회 미국 측 회장(전 미8군 사령관)

김병관 한미안보연구회 한국 측 회장(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환영사

이승준 한미동맹재단 수석부회장

◇축사

현인택 화정평화재단 이사장(전 통일부 장관)

마커스 갈로스커스 애틀랜틱카운슬 인도태평양 안보전략국장(전 미 국가정
보국(DNI) 국가정보위원회(NIC) 북한담당관)

◇패널토의1(사회: 샴포 전 미8군 사령관)

▽발표자 △제임스 프리스텁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박인휘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

△기티퐁 에디 파루샤붓 애틀랜틱카운슬 선임연구원(전 미 국방부 정책실 정보작전국장)

△김태우 한국군사문제연구원 핵안보연구실장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해리 호프 6·25전쟁 ‘장진호 전투’ 참전 용사 경험담 소개
(영상 메시지)

◇패널토의2(사회: 허남성 국방대 명예교수)

▽발표자 △장진섭 박사·매사추세츠대 한반도연구디렉터

△최병혁 전 주사우디아라비아 대사(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토론자 △데이비드 맥스웰 아시아태평양전략센터 부회장

△라일리 월터스 허드슨연구소 선임연구원

△장삼열 한미안보연구회 사무총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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