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AI ‘스타게이트’에 반도체 대량 공급
“독점 막을 안전장치 마련된 범위내 검토”
정책실장 “공장 두 개는 새로 지어야할 것”
이재명 대통령이 1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태원 SK 대표이사 회장,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샘 알트만 오픈AI 대표, 이 대통령.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1일 오픈AI가 삼성전자·SK하이닉스에 스타게이트 프로젝트를 위해 월 최대 웨이퍼 90만 장 규모의 고대역폭메모리(HBM) 공급을 요청한 데 대해 “막대한 투자 재원을 조달해야 할 텐데 규모가 워낙 크다”며 “투자 재원 조달 시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금융자본과 산업자본의 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다.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은 이날 오후 용산 대통령실에서 브리핑을 갖고 “2029년 기준이지만 두 회사가 월 생산하고 있는 웨이퍼량과 거의 버금가는 양을 한 회사가 사겠다고 의향을 밝혔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실장은 “지금 SK와 삼성이 운용하는 공장을 이론적으로 봐도 두 개 정도 새로 지어야 할 것이다. 대규모 투자가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산업 정책이나 제조업이나 실물경제에도 너무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이기 때문에 천문학적 재원도 필요할 것이다. 이 대통령은 투자 재원을 조달할 때 독점의 폐해가 없다는 안전장치가 마련된 범위 내에서 금산분리 규제 등을 완화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지시했다“고 설명했다.
금산분리는 산업자본과 금융자본이 서로의 지분을 일정 기준 이상 보유할 수 없도록 분리한 규제를 말한다. 과거 금융기관을 가진 대기업이 문어발식으로 사업을 확장하는 과정에서 무리하게 자금을 융통하는 경우, 국민들이 돈을 맡긴 금융기관이 재벌 기업의 사금고로 전락하고 소비자 피해를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로 1982년 도입됐다. 해당 규제에 따라 산업자본은 은행 지분을 4%까지만 보유할 수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이 대통령은 대규모 선제 투자가 필수적인 반도체 산업에 대해 금산분리를 일부 완화해줄 방침을 내비친 것이다.
김 실장은 금산분리 완화 기준과 관련해 “논의가 필요하다. 당이나 정책위와도 협의할 것”이라며 “지금 반도체는 모든 나라가 전략 산업을 하고 있다. 전략적이란 말을 붙이는 건 국가의 명운을 거는 그런 산업이라는 뜻”이라고 했다.
이어 “반도체는 전략적 산업 중 하나다. 조선도 버금가는 영역을 가지고 있다. 관련 제도도 새로운 시대 환경에 맞춰서 재검토를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라며 “독점 피해나 이런 게 없어야 한다. 그 분야에 국한돼야 하고, 국민성장펀드와 조인트(합작)로 들어가면 된다. 여러 방법이 있는데 검토하고 있다”고 부연했다.
이와 함께 김 실장은 “이번에 만든 150조 성장펀드도 이런 메가 프로젝트에 에너지나 반도체 같은 아주 중요한 전략 산업에 조인트로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며 “대통령은 대규모 공장을 신설해야 하는데 미래에는 재생에너지에 기반을 둬야 할 것이고 지역 균형 발전에 부합하는 장소로 공장이 고려됐으면 좋겠다고 부가적으로 말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오픈 AI는 현재 글로벌 선도 기업이고, 의향서(LOI) 규모 자체는 통상적으로 생각하는 AI 규모와는 차원이 다르다”라며 “오늘 대한민국의 두 기업과 오픈AI가 만든 두 협약, 대통령실에서 한 시간 정도 환담한 건 월드 이벤트”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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