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인 전현희 최고위원(가운데)을 포함한 당 관계자들이 1일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위치한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방문한 뒤 브리핑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민주당 김현정 이성윤 의원, 전 최고위원, 박창진 부대변인, 김동아 의원. 송은석 기자 silverstone@donga.com
더불어민주당이 검찰청 폐지에 반발해 파견검사 전원이 원청 복귀를 요청한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을 1일 항의 방문했다. 특검 활동 기한이 아직 남아있는 상황에서 김건희 특검에서 시작된 반발이 ‘내란 특검’(특별검사 조은석)과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으로 번지기 전에 ‘조기 진압’에 나선 것. 민주당은 검사들의 반발을 검찰 조직 차원의 저항으로 규정하고 형사처벌 카드까지 꺼내 들었다.
민주당은 특검 항의 방문 이후 “검찰 입장에서 불안과 우려를 하소연하는 차원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고 밝혔지만, 내란·채 상병 특검 파견검사들도 입장 표명을 고심하는 등 검찰 내부의 반발이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 與 “국민 명령 특검 수사 매진하라”
민주당 3대 특검 종합대응특별위원회 총괄위원장을 맡고 있는 전현희 최고위원은 이날 기자들과 만나 “현재 가장 중요한 건 특검 파견검사들이 동요하지 않고 국민 명령인 특검 수사에 집중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검사는 공직자 신분”이라며 “공무원들이 정부 방침이나 법률 규정에 공개적으로 비판하거나 반대하는 집단행동에 대해 엄격하게 처벌한 판례가 다수 있다”고 경고했다. 검사들이 집단행동을 할 경우 형사처벌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언급하며 강도 높은 압박에 나선 것이다.
전 최고위원은 법무부를 향해서도 “지금 검찰개혁에 저항하는 문제를 심각하게 보고 철저히 진상 규명을 해서 검찰개혁에 조직적으로 저항하는 정황이 확인되면 징계를 포함한 적절한 조치를 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특위 소속 의원들은 이어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 있는 특검 사무실을 항의 방문해 김형근 박상진 특검보와 차담을 가진 것으로 전해졌다. 이후 전 최고위원은 “특검 파견검사들은 앞으로 공소 유지 등에 관한 우려를 특검에게 전달하는 과정에서 그 내용이 외부에 나간 것이라는 입장”이라며 “김건희 국정농단에 대한 수사를 철저히 하고 임무를 완수하겠다. 국민들에게 걱정을 끼쳐 드린 점에 대해 송구하다는 점 등을 전해 들었다”고 말했다.
● 반발하는 검사들… “‘더 센 특검’이라며 檢 해체 맞나”
민주당이 이번 사태를 ‘해프닝’이라고 규정한 것과 달리 특검 파견검사들 사이에선 민주당이 여야 합의까지 파기하며 ‘더 센 특검법’을 처리한 직후 검찰청 폐지 법안을 통과시키자 항의 의사를 밝혀야 하는 게 아니냐는 의견이 오간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은 앞서 3대 특검의 수사 범위, 기간, 파견검사 숫자를 확대하는 3대 특검법 개정안을 밀어붙인 바 있다.
채 상병 특검 관계자는 “아무래도 김건희 특검에서 반발 움직임이 거세게 나오다 보니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특검 관계자는 “별건 수사를 문제 삼아 검찰청을 폐지한 민주당이 이미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구속된 상황에서 계속해서 별건 수사를 압박하고 있는 게 맞느냐”고 반문했다.
검사들 사이에선 “조속한 원대복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오면서도 진행 중인 사건을 끝내고 복귀하는 방향 등 다양한 방안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고 한다. 검사들 간 의견을 나누고는 있지만 입장문을 내는 등 공식적인 움직임이 추가로 이어질지는 아직 미지수다.
검찰 내부에서는 특검 파견검사들의 반발을 지지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공봉숙 서울고검 검사는 지난달 30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파견검사들의 복귀 요청을 환영하고 지지한다”며 “법무부와 특검의 신속한 복귀 조치를 촉구한다”고 밝혔다. 해당 글에 댓글을 단 한 부장검사는 “특검 파견검사들의 뛰어난 역량을 특정 사건이 아닌 민생 사건에 투입해 일반 국민들에게 돌려드릴 때”라며 “당장 피해를 보고도, 혹은 억울하게 고소당하고도 사건 처리가 되지 않아 억울한 처지에 놓인 국민들이 많다”고 했다.
장진영 서울북부지검 부장검사는 1일 “중차대한 특검 수사에 악의 축인 검찰청의 검사들이 파견을 가 특검 수사를 오염시키고 더럽히고 있다”며 “특검에 파견을 가 수사를 할 자격이 있는 검사는 임은정 검사장이 유일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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