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대통령 부부 예능 출연 두고…여야 고소·고발전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0월 6일 14시 28분


코멘트

국가전산망 화재 수습때 李부부 예능 녹화두고 공방
모경종, 명예훼손 혐의로 주진우 경찰 고발
주진우, 강유정-박수현 경찰에 고소하기로

‘냉장고를 부탁해’ 예고. JTBC
‘냉장고를 부탁해’ 예고. JTBC
이재명 대통령의 예능 출연 공방이 여야의 고소·고발전으로 번졌다.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은 이 대통령 부부가 국가정보자원관리원 화재로 국가 행정 전산망이 마비됐을 당시 예능 프로그램을 촬영했다고 문제 삼았다. 더불어민주당은 ‘흑색선전’이라고 반박하며 고발에 나섰다. 주 의원은 자신의 문제 제기가 ‘허위’라고 브리핑한 대통령실과 여당 대변인을 상대로 형사 고소하겠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강유정 대통령실 대변인과 민주당 박수현 수석대변인에 대해 허위사실 적시에 의한 명예훼손 혐의로 같은 날 서울경찰청에 고소장을 제출한다고 밝혔다. 주 의원은 “피고소인들은 예능 촬영 시점을 국민에 은폐할 목적으로 ‘국정자원 화재 후 (예능을) 촬영했다는 주 의원의 문제 제기는 허위사실’이라는 취지의 적반하장식 거짓 브리핑을 했다”고 고소 요지를 전했다.

앞서 강 대변인은 3일 “화재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오후 8시 20분경 이 대통령은 미국 뉴욕 유엔총회 참석 후 귀국하는 비행기 안에 있었고, 귀국 후에는 밤새 상황을 점검했다”며 “28일에는 오전 10시 50분 긴급 비상대책회의를 열었고, 오후 5시 30분 정부서울청사에서 관계 부처 장관 등과 회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대통령실은 억지 의혹을 제기해 국가적 위기 상황을 정쟁화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한 행위에 법적 조치도 강구 중”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튿날인 4일 대통령실은 “28일 오후 회의 전에 예능 촬영이 이뤄졌다”고 밝혔다. 김남준 대통령실 대변인은 4일 서면 브리핑을 통해 “이재명 대통령 부부는 오는 5일 JTBC 프로그램 ‘냉장고를 부탁해’ 추석 특집편에 출연해 제철 식재료로 요리한 K-푸드를 홍보할 예정이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이재명 대통령은 방미에서 복귀한 직후인 26일 밤부터 화재 상황을 수시로 보고 받고 화재 피해 상황, 정부 대응 등을 면밀하게 점검하고 필요한 조치를 지시했다”며 “28일 오전 10시 50분 비상대책회의를 개최해 대통령실 3실장, 위기관리센터장, 국정상황실장, 대변인 등에게 상황을 보고받고 대책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은 이 회의에서 28일 오후 중대본 회의 개최 및 부처별 점검 사항을 지시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오후 JTBC 예능 프로그램을 녹화하고 오후 5시 30분 중대본회의를 주재했다”고 했다.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5.9.10/뉴스1
10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29회국회(정기회) 법제사법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이 발언하고 있다. 2025.9.10/뉴스1
주 의원은 “예능 촬영이 부적절한 상황임을 대통령실도 잘 알기에 법적 조치 협박까지 하며 촬영 날짜를 감추려 했고 제가 추가 증거를 공개하고 나서야 이틀 만에 자백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이는 단순히 주 의원의 명예를 훼손한 것을 넘어 국민을 속이고 권력을 동원한 고발 협박을 통해 야당 의원을 ‘입틀막’(입을 틀어 막다) 하려는 것이므로 강력히 대처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봉사실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앞서 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모경종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5일 서울 종로구 서울경찰청 민원봉사실에서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을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고발장을 접수하기에 앞서 취지 발언을 하고 있다. 뉴시스
이에 앞서 박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모든 사실관계를 소상히 밝혔는데도 대통령에 대한 허위 사실로 흑색선전을 일삼는 국민의힘에 강력한 유감을 표한다”며 “대통령실 설명을 거짓 해명으로 호도하면서 정작 거짓과 왜곡으로 일관하는 것은 국민의힘”이라고 했다. 이후 민주당 모경종 의원은 서울경찰청을 방문해 정보통신망법 위반(명예훼손) 혐의로 주 의원에 대한 고발장을 접수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국가전산망 관련 업무를 담당하던 공무원이 3일 사망하자 전 부처가 추모의 시간을 가지고 있는 점을 감안해 해당 방송사에 방영 연기를 요청했다. 이에 당초 5일 방송 예정이던 ‘냉장고를 부탁해’는 6일 밤 10시로 미뤄졌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