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하루 늦으면 한세대 뒤처져…박정희처럼 AI 고속도로 깔 것”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4일 10시 1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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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 시정연설서 728조 예산 신속처리 요청
AI 3대강국 도약 대전환 10조 1000억 편성
尹정부 겨냥 “천금같은 시간 허비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해 과거로 퇴행”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 예산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04.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은 4일 “인공지능(AI) 시대에는 하루가 늦으면 한 세대가 뒤처진다”며 10조1000억 원의 AI 예산이 포함된 728조 원 규모의 내년도 예산안 신속 처리를 요청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회에서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에 나서 “변화를 선도하며 반발짝 앞서가면 무한한 기회를 누릴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내년도 예산안은 올해 본예산 대비 8.1%, 54조7000억 원 증액된 728조 원 규모로 편성됐다. 지출 증가율이 가장 큰 분야는 연구개발(R&D·35조3000억 원)로 올해 본예산 대비 20% 가까이 증액됐다. AI 예산은 올해(3조3000억 원)의 3배 이상인 10조1000억 원으로 늘어났다.

이 대통령은 R&D 예산을 대폭 삭감했던 윤석열 정부를 겨냥해 “천금 같은 시간을 허비하는 것도 모자라 R&D 예산까지 대폭 삭감하며 과거로 퇴행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출발이 늦은 만큼 지금부터라도 부단히 속도를 높여 선발주자들을 따라잡아야 우리에게도 기회가 생길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026년 예산안 대통령 시정연설을 하고 있다. 2025.11.04.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박정희 대통령이 산업화의 고속도로를 깔고, 김대중 대통령이 정보화의 고속도로를 낸 것처럼 이제는 인공지능 시대의 고속도로를 구축해 도약과 성장의 미래를 열어야 한다”며 “정부가 마련한 2026년 예산안은 바로 인공지능 시대를 여는 대한민국의 첫 번째 예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인공지능 3대 강국 도약을 위한 대전환에 총 10조1000억 원을 편성했다. 이는 올해 예산 3조3000억 원보다 3배 이상 늘어난 규모”라며 “이 가운데 2조6000억 원은 산업, 생활, 공공, 전 분야 인공지능 도입에 투입하고 인재 양성과 인프라 구축에 7조50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인공지능 콘텐츠, 방위산업 등 첨단 전략 산업 분야의 핵심 기술 개발을 위한 R&D 투자도 역대 최대 규모인 35조3000억 원으로 19.3% 확대 편성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향후 5년간 150조 원의 국민 성장 펀드를 조성해 미래 성장의 씨앗인 첨단 전략 산업 육성을 도모하고 성장의 혜택을 국민께서 함께 누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국회 본회의장에서 2026년도 예산안 및 기금운용계획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 대통령은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의 성과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세계가 주목하는 가운데 경주 선언을 이끌어내면서 대한민국이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교류와 번영, 영내 평화 증진을 위한 역할을 주도할 수 있었다”며 “APEC 주간에 이루어진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미국과 관세 편의를 타결함으로써 우리 경제의 불확실성을 완화했다”고 강조했다.

특히 “원자력 추진 잠수함, 핵연료 공급 협의의 진전을 통해 자주국방의 토대를 더욱 튼튼하게 다졌다”며 “우라늄 농축과 사용 후 핵연료 재처리를 위한 획기적 계기 마련으로 미래 에너지 안보도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시정연설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2025.11.04.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그러면서 이 대통령은 “평화가 흔들리면 민주주의도, 경제도, 국민의 안전도 위협받을 수밖에 없다”며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교류 협력, 관계 정상회의, 비핵화를 통한 END 이니셔티브로 평화, 공존, 공동 성장의 한반도의 새 시대를 확실히 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의 폐허 속에서 한강의 기적을 일궈냈고, 금모으기 운동으로 IMF 외환 위기를 극복해낸 우리 국민들이 힘을 모은다면 못 해낼 일이 뭐가 있겠나”라며 “위대한 대한 국민들과 함께 인공지능 시대의 문을 활짝 열겠다”고 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4일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대한 시정연설을 하기 위해 서울 여의도 국회에 도착, 피케팅 시위를 벌이고 있는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인사한뒤 이동하고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그러면서 국회를 향해 “비록 여야 간 입장의 차이는 존재하고 이렇게 안타까운 현실도 드러나지만 국민과 나라를 위하는 진심은 다르지 않다고 믿는다”며 “이번 예산안이 법정 기한 내에 통과돼 대한민국이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도록 초당적인 협력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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