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세훈-문체부 ‘종묘앞 재개발’ 충돌…吳 “장관에 토론 요청”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11월 7일 17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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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체부 “세계유산 훼손, 법 고쳐서라도 막겠다”
오세훈 “녹지축 조성으로 문화재적 가치 높여”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열린 녹지생태도심 선도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사업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5일 서울 중구 순화동에서 열린 녹지생태도심 선도사업 서소문빌딩 재개발사업 착공식에 참석해 기념사를 하고 있다. 뉴시스
오세훈 서울시장이 종묘 일대 고층 건물 개발 사업에 대한 최휘영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의 ‘종묘 가치 훼손’ 발언에 대해 ‘심각한 왜곡’이라고 주장했다.

오 시장은 이날 종묘 인근 세운 4구역 재개발 일대를 방문한 뒤 “문화체육부장관님, 국가유산청장님이 서울시의 ‘세운 녹지축 조성 사업’에 대한 사업 취지와 내용을 심각하게 왜곡하는 입장을 발표했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서울시 세운지역 재개발 사업이 종묘의 가치를 훼손할 수 있다는 주장은 지나치게 과도한 우려다”라며 “오히려 종묘의 가치를 더욱 돋보이게 하고 남산부터 종로까지 이어지는 녹지축 조성으로 종묘로 향하는 생태적 접근성을 높여 역사적・문화재적 가치를 높이게 될 것”이라고 했다.

그는 “문체부 장관과 국가유산청장은 어떠한 구체적인 근거도 제시하지 않은 채, 자극적인 용어까지 섞어 무작정 서울시 사업이 종묘를 훼손할 것이라고 강변했다”며 “서울시장과 문체부 장관이 마주 앉아 깊이 있는 대화를 통해 논의를 이어가면 얼마든지 도시공간 구조 혁신과 문화유산 존중이라는 충돌하는 가치를 양립시킬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런데 문화체육을 책임지는 부처의 수장께서 서울시에 아무런 문의도, 의논도 없이 마치 시민단체 성명문 낭독하듯 지방정부의 사업을 일방적으로 폄훼하는 모습에 강한 유감을 표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다음 주 초라도 논의가 된다면 만나 뵙고 논의의 자리를 가지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최 장관은 허민 국가유산청장과 함께 종묘를 방문해 “종묘는 조선 왕실 위패가 모셔진 신성한 유산이며 우리나라 유네스코 세계유산 1호의 상징적 가치를 가진 곳”이라며 “이러한 가치가 훼손될 수 있는 현 상황이 매우 우려스럽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에 관한 법률, 세계유산의 보존·관리 및 활용에 관한 특별법 등 관련 법령을 개정하고 필요한 경우 새 법령 제정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사실상 법을 고쳐 종묘 일대 개발을 막겠다는 뜻을 풀이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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