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비는 한 지붕에만 오지않아” 글로벌 사우스와 협력 확장 시동

  • 동아일보

[G20 정상회의]
G20, 美 일방주의 비판 “다자주의”
트럼프가 외면한 WTO체제 강조… 李 “예측 가능 무역투자환경 조성”
인도 모디와 조선업-국방협력 논의… 브라질 룰라 회동 “포괄협력 강화”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1에서 발언하고 있다.   APT 유튜브 화면 캡처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세션1에서 발언하고 있다. APT 유튜브 화면 캡처
“세계무역기구(WTO)의 기능 회복은 우리 모두의 이익에 부합한다.”

이재명 대통령은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성장 잠재력 제고를 위해서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미국을 제외한 G20 회원국은 이날 G20 남아공 정상선언을 통해 “WTO 규범에 부합하지 않는 일방적 무역조치에 대응한다”고 강조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미국이 한국, 일본, 유럽연합(EU)과 체결한 관세·무역협정을 ‘턴베리 체제(Turnberry System)’로 규정하고 “WTO 체제를 대체할 것”이라고 주장한 것과 대립각을 세운 것이다.

미국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대응을 위해 G20 정상회의가 출범한 후 17년 만에 처음으로 전면 보이콧을 선언했다. 미국이 2026년, 한국이 2028년 G20 의장국으로 확정된 가운데 미국발(發) 관세전쟁으로 인한 글로벌 통상질서에 대한 힘겨루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美 반대 속 “다자주의 회복” G20 정상선언 채택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1.2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 시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엑스포 센터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에서 막심 오레쉬킨 러시아 대통령실 부비서실장과 악수를 하고 있다. 2025.11.22 대통령실사진기자단
이 대통령은 이날 ‘포용적·지속가능한 성장’을 주제로 열린 G20 정상회의 세션1에 참석해 “격차와 불균형이 심화되면 이웃은 물론이고 각자의 미래조차 장담할 수 없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두가 기회를 함께 누리는 ‘포용성장’을 추구해 소외되는 국가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며 예측 가능한 무역 투자 환경 조성을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글로벌 공통 과제에 함께 대응하자는 의미를 담아 남색, 자주색, 흰색의 굵은 사선이 차례로 배열된 ‘통합 넥타이’를 맸다.

이 대통령은 “한국은 내년 아프리카에서 개최되는 WTO 각료회의의 성공을 위해 적극 협력할 것”이라며 “한국이 선도해 온 ‘투자원활화(IFD) 협정’이 내년 WTO 각료회의에서 공식 협정으로 채택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투자 제도를 투명하게 공개하도록 하는 IFD 협정은 지난해 타결됐지만 한국, 일본, EU 등과 양자 투자 협정을 맺고 있는 미국은 협정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회복력 있는 세계’를 주제로 열린 세션2 연설에선 “비는 한 지붕에만 내리지 않는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인용하면서 “국제사회가 함께 위험을 사전에 낮추고 더 나은 상태로 회복할 수 있는 글로벌 체계를 구축하자”라고 말했다.

의장국인 남아공은 정상회의 첫날인 22일 WTO 체제 유지 등 다자주의 회복과 기후 대응 강화 등을 담은 남아공 정상선언을 채택했다. 통상 폐막과 함께 채택되는 G20 정상선언문이 개막과 함께 발표된 것은 처음이다. 이를 두고 G20 정상회의에서 ‘미국 우선주의’와 다자주의가 정면 충돌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AP통신은 “미국은 G20 정상선언이 채택되지 않도록 압력을 가했다”며 “미국이 내년 의장국을 맡게 되면 G20의 방향이 크게 바뀔 것”이라고 전했다.

● 李, 인도-브라질 정상과 연쇄 회담

이 대통령은 2028년 G20 정상회의 의장직을 수임했다. 이 대통령은 23일 세션3 회의에서 “막중한 책임감으로 G20이 국제 경제 협력을 위한 최상위 포럼으로 위상을 공고히 할 수 있도록 역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 시우바 브라질 대통령과 연쇄 회동를 갖고 ‘글로벌 사우스’ 외교를 이어갔다. 모디 총리는 한국의 뛰어난 조선업 역량을 높이 평가하면서 “조선 등 미래지향적인 분야에서 한국과 인도를 포함한 소다자 협력을 추진해 나가자”며 “국방 분야에서의 양자 협력도 공고히 해나가기를 바란다”고 말했다고 대통령실은 전했다.

룰라 대통령과의 회동에선 양 정상이 “양국의 소득 분배와 경제 발전 정책 등 사회경제적 주제에 대해 허심탄회한 대화를 나누면서 민주주의와 경제 성장의 성공담을 함께 만들어 가자고 이야기했다”고 대통령실은 밝혔다. 또 포괄적 협력 강화를 추진해 나가자고 뜻을 모았다.

이 대통령은 G20 정상회의장에선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 등 총 14개국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눴다. 한-러시아 관계 복원을 내건 이 대통령은 옆자리에 앉은 막심 오레시킨 러시아 대통령 부비서실장과도 오랜 시간 대화하기도 했다.

#이재명대통령#트럼프#요하네스버그#G20#글로벌 사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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