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국회부의장(국민의힘 대구 수성구갑)이 8일 오전 대구 남구 이천동 대구아트파크에서 열린 아시아포럼21 정책토론회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2025.12.8/뉴스1 ⓒ News1 공정식 기자
국민의힘 소속 주호영 국회부의장이 여당이 추진하는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반대해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사회를 거부한다고 23일 밝혔다. 사회 거부로 본회의가 정회될 경우 현재 진행 중인 필리버스터가 중단될 가능성이 커지자 여야는 밤 늦게 의원들을 국회로 소집한 상태다.
주 부의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사회 거부는 의회주의를 위한 최소한의 거부권 행사’라는 제목으로 글을 올려 “이번에 상정된 법안 내용은 민주주의 국가에서 도저히 용납될 수 없다”고 했다. 이어 “야당과 언론의 우려에는 귀를 막았다. 오로지 (더불어)민주당 집단의 이익만을 위한 법안들”이라며 “말로는 늘 언론의 자유를 외치던 민주당이 민주주의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악법을 만드는 데 저는 협조할 수 없다”고 했다.
앞서 우원식 국회의장은 22대 국회 개원 후 509시간의 무제한 토론 중 자신이 239시간, 이학영 부의장이 238시간, 주 부의장이 33시간의 사회를 맡았다며 체력적 부담을 토로했다. 이에 주 부의장이 이날 오후 11시부터 24일 오전 6시까지 필리버스터 사회를 거부할 경우 본회의를 정회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하지만 주 부의장은 “우 의장이 여야 원내지도부를 불러 협상했다면 오늘의 필리버스터는 없었을 것”이라며 사회를 보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주 부의장은 “본회의 사회 거부는 국회와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부의장으로서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저항”이라며 “의장과 부의장이 체력적 한계를 느낀다는 점에 대해서는 미안함 마음도 있지만 체력 고갈로 사회를 볼 수 없다면 차라리 회의를 며칠 쉬었다가 다시 하면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간에 며칠 쉰다고 절차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며 “매일 회의를 강행하면서 체력 고갈을 이유로 드는 대신 일정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방법도 분명히 있다”고 했다.
주 부의장이 사회를 거부하면서 여야는 이날 밤 늦게 의원 소집령을 내렸다.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는 이날 저녁 의원들에게 메시지를 보내 “국회의장이 불합리한 정회를 감행할 경우 공정한 본회의 진행을 위한 정당한 대응이 필요한 상황”이라며 “모든 의원께서 오후 10시 30분까지 국회 본회의장으로 모여달라”고 했다. 민주당도 의원들에게 “국힘의 거센 반발이 예상되므로 가능한 의원께서는 22시 30분까지 본회의장으로 집결해달라”고 했다.
앞서 민주당은 이날 허위조작정보 근절법을 본회의에 상정했다. 개정안은 고의 또는 중과실로 허위조작정보를 유포해 손해를 끼칠 경우 최대 5배까지 징벌적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했다. 허위조작정보를 반복적으로 전파한 사실이 법원 판결로 확인되면 방송통신미디어위원회가 최대 10억 원까지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도 담겼다. 현재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나선 국민의힘 최수진 의원이 오후 10시 기준 9시간 40분째 토론을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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