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정부가 해야되는 특검 안받아”
張 “개혁신당 힘 모아 여기까지 와”
쌍특검 고리 보수 연대-공조 가시화
張, 구급차 출동에도 병원 이송 거부… 이석연 “같이 단식하고 싶은 심정”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 로텐더홀에서 단식 농성 중인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오른쪽)를 찾아 손을 잡고 격려하고 있다. 이 대표는 “양당 공조를 강화하려면 대표님이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해주셔야 한다”고 했고, 장 대표는 “야당이 할 수 있는 게 이런 것밖에 없어서 이런 선택을 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답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국민의힘 장동혁 대표가 21일로 단식 7일째를 맞이한 가운데 개혁신당 이준석 대표가 장 대표를 찾아 통일교 및 민주당 공천헌금 의혹 특검 등에 대해 “공동 투쟁 방안을 함께 마련하자”고 밝혔다. 장 대표도 긍정적으로 화답하면서 이른바 ‘쌍특검’을 고리로 하는 보수 진영의 연대와 공조가 가시화되고 있다.
하지만 국민의힘 안팎에선 장 대표 단식의 출구가 보이지 않는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당이 장 대표가 단식 명분으로 내건 통일교 특검과 공천헌금 특검 등 이른바 ‘쌍특검’을 수용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 안팎에선 한동훈 전 대표의 단식장 방문 여부에 주목하고 있지만 가능성이 높지 않다는 관측이 나온다. 야권에선 단식을 계기로 당 내홍 확산을 일단 막은 만큼 장 대표가 단식을 중단한 뒤 다른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감지되고 있다.
● 국민의힘-개혁신당 ‘공동 투쟁’ 합의
이 대표는 이날 오전 해외 출장에서 조기 귀국하자마자 국회 본관 로텐더홀에 마련된 단식 농성장을 방문했다. 전날부터 산소포화도가 급속도로 떨어진 장 대표는 산소발생기를 착용한 채 텐트 안에 누워 있다가 주변의 도움으로 간신히 몸을 일으켰다.
이 대표는 “이재명 정부에서 당연히 해야 되는 특검을 받지 않는 것에 대해서 저희가 강하게 요구하는 과정에서 단식을 (장 대표가) 했던 것”이라며 “당장 양당의 공조를 강화하기 위해서는 장 대표가 지휘관으로서 역할을 해주셔야 되는데 어제부터 건강 상태가 너무 안 좋으시다는 말 듣고 걱정이 된다”고 말했다. 장 대표는 “여당은 아직 아무런 미동도 하지 않는 게 너무 안타깝다”면서도 “특검 문제에 있어서는 국민의힘과 개혁신당이 함께 힘을 모아서 여기까지 올 수 있었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표는 “국민의힘 송언석 원내대표와 박준태 당 대표 비서실장 등과 상의해서 너무 늦지 않게 공동 투쟁 방안을 마련해 함께할 것”이라고 했다.
당 안팎에선 단식 중단을 권유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날 의원총회 후 송 원내대표는 “의원들이 전부 단식을 중단했으면 좋겠다는 의견을 모았다”고 말했고, 김기현 나경원 의원 등 중진들도 중단을 설득했다. 전당대회에서 장 대표와 경쟁했던 김문수 전 고용노동부 장관도 농성장을 찾았다. 이 대표도 장 대표에게 “장 대표의 결기를 믿지 못하는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 건강을 먼저 챙기시고 투쟁의 길로 나서야 한다”고 했다.
그러나 장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나는 여기에 묻히고, 민주당은 민심에 묻힐 것”이라는 자필 글을 게시하며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이날 오후 119구급대까지 출동해 이송을 시도했으나, 장 대표가 완강하게 거부해 무산됐다. 국민의힘은 사설 구급차와 응급구조사를 대기시켜 만일의 사태에 대비했다.
● 당내 “마땅한 출구 안 보여”
국민의힘 내부에선 “장 대표 스스로 단식을 중단하는 것 외에는 마땅한 출구 전략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송 원내대표가 20일 ‘별도 특검’을 전제로 신천지 특검을 수용하겠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여당은 이를 수용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분명히 했기 때문.
단식 중단 명분을 만들어줄 여야의 물밑 움직임도 감지되지 않고 있다. 야권 관계자는 “김성태 전 원내대표가 ‘드루킹 특검’을 주장하면서 단식을 할 때는 여야 간 어느 정도 대화가 이뤄졌다”며 “지금은 불신만 남았기에 여권에 뭔가를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고 했다. 당내에선 한 전 대표가 농성장을 방문하고, 당 지도부가 징계를 보류하는 출구 전략도 거론되지만, 친한계는 강하게 선을 긋고 있다.
한편 이날 여권 인사 중엔 처음으로 이석연 국민통합위원장이 장 대표를 찾아 “제 심정 같아서는 국민 통합을 외치면서 저도 단식하고 싶은 그런 생각”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이날 취임 인사차 국회를 찾았다가 장 대표를 만나지 않고 돌아간 홍익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에 대해 “대화와 타협이 사라진 민주주의 단면”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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