찢어진 나무호 선체 외교부는 호르무즈 해협에서 발생한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의 폭발이 정체불명 비행체의 외부 공격에 의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10일 밝혔다. 외교부에 따르면 4일(현지 시간) 미상의 비행체 2기가 나무호 선미 좌현을 2차례 타격해 폭 약 5m, 깊이 약 7m 규모로 선체가 파손됐다. 정부는 “국제사회와의 공조를 비롯하여 가능한 모든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 제공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 중이던 한국 HMM 소속 화물선 ‘나무호’를 공격한 비행체의 정체에 대해 정부 고위관계자는 11일 추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재차 밝혔다. 현지 조사단이 수거한 비행체의 엔진 잔해 등에 대한 정밀감식을 거쳐야 공격수단의 실체를 정확하게 가려낼수 있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드론과 대함미사일의 소행 가능성을 두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드론 가능성에 무게를 두는 쪽에선 나무호의 선체가 일부 찢겨나가고 내부가 뚫렸지만 반파되거나 침수될 정도는 아니었다는 점에 주목한다. 수백kg의 탄두를 장착한 대함미사일을 두 발 연속으로 맞았다면 파공 크기도 더 크고, 피해 규모도 훨씬 심각했을 수 있다는 것. 1분 간격으로 두 차례에 걸쳐 나무호의 특정 부위(선미)를 겨냥한 점에서 정밀 유도 기능을 갖춘 자폭드론의 공격 가능성이 제기된다. 유지훈 한국국방연구원 연구위원은 “폭발물을 장착한 자폭형 드론이나 소형 순항체, 해상 표적 공격용 저고도 비행체가 활용됐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란이 보유한 샤헤드 계열의 드론이 거론된다. 샤헤드-136은 40㎏, 샤헤드-131은 20㎏의 탄두를 탑재한다.
반면 비행체의 공격 방식과 폭발 형태 등을 볼 때 대함미사일의 공격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총장은 “3월 태국 국적 벌크선 마유리 나리호가 이란 대함미사일에 피격당했을 때 선체 바깥으로 찢겨져 나갔는데 나무호 피격 모습과 유사하다”고 말했다. 이어 “선미 하단을 시스키밍(Sea Skimming·수면에 바짝 붙어 초저고로도 비행하는 방식) 공격으로 기관실을 무력화하는 공격 패턴과 선체를 뚫고 내부에서 폭발한 정황 등을 봤을 때 이란의 지대함 미사일에 피격당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이란은 나스르-1을 비롯해 다양한 사거리의 지대함 순항미사일을 운용 중이다.
군 안팎에선 비행체 엔진 부품과 같은 핵심증거가 발견된 만큼 이른 시기에 공격 수단과 주체를 밝혀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황기철 전 해군참모총장은 “엔진 등이 수거됐다면 우리의감식 전문 인력과 기술을 고려할 때 공격 수단과 주체를 가려내는 데는 며칠이면 충분하다”고 말했다.
다만 이란의 자폭드론 등에선 반복적으로 발견되는 특정 소형 엔진이나 복제 부품 패턴이 있지만 공격 주체를 숨기려고 민수용 상용 엔진을 쓰는 경우도 많아 더 오랜 시간이 걸릴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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