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트럼프 30분간 통화
우라늄 농축-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등… 안보분야 후속 협상 돌파구 여부 주목
조현은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 “나무호 피격 사실관계 밝혀달라”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전화 통화에서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합의 사항 이행을 논의하면서 막혀 있던 핵추진잠수함 건조 등 안보 분야 후속 협상에 돌파구가 마련될지 주목된다. 핵잠과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권한 확대 등은 한미 간 불협화음이 불거진 가운데 중동 전쟁, 미중 정상회담 등으로 우선순위에서 밀리면서 그동안 별다른 진전을 보이지 못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이 마무리되면서 정부에선 한미 양국이 밀린 안보 현안 후속 협상을 재개할 여건이 마련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 韓美 정상 “JFS 합의 충실한 이행 노력”
청와대 강유정 수석대변인에 따르면 이날 양 정상은 30분간 전화 통화를 했다. 지난해 6월 이 대통령 취임 이후 두 번째인 이번 정상 통화는 우리 정부 요청으로 14일 미중 정상회담 후 사흘 만에 이뤄졌다. 한미 정상 간 직접 소통은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의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계기 방한 이후 약 7개월 만이다. 이 대통령에 앞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미중 회담 하루 뒤인 15일 15분간 통화한 바 있다.
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회담에서 한반도 문제에 대해 건설적인 협의를 가진 것을 평가했다고 강 대변인은 전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정상 간 긴밀한 공조를 기초로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필요한 역할과 기여를 해 나가겠다”고 언급하면서 북-미 대화를 위한 한미 간 후속 논의가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15일 방중을 마치고 귀국하며 “나는 김정은과 매우 좋은 관계다”라고 말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미중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문제가 논의됐다고 밝혔지만 구체적인 대화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재명 대통령이 17일 청와대 관저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전화 통화를 하고 있다. 청와대 제공청와대는 또 한미 정상이 지난해 한미 정상회담 합의를 담은 공동설명자료(JFS)에 대해 “충실한 이행을 위해 노력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핵잠 등 한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한 속도감 있는 이행을 강조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이에 공감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한미는 지난해 11월 발표된 JFS 안보 분야 후속 협의를 연초 개시하려고 했으나 대미 투자 이행 속도에 대한 미국의 불만, 중동 전쟁, 쿠팡 문제 등으로 미뤄졌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17일 KBS 일요진단에 출연해 한미 안보 현안에 대해 “협의에 약간 진전이 있다”며 “농축·재처리나 핵잠 관련 협의가 본격화될 수 있도록 노력해서 조만간 좋은 소식을 보고드릴 수 있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18일 박윤주 외교부 1차관의 방미 기간 안보 분야 후속 협의 일정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외교안보 분야 정부 소식통은 “미중 정상회담이 종료된 만큼 미국이 한미 현안에 보다 신경을 쓸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된 점도 긍정적”이라고 전했다.
● 李 “중동 평화·안정 회복 희망”
이 대통령은 통화에서 트럼프 대통령에게 “중동 상황 해결을 위한 트럼프 대통령의 적극적 리더십을 평가하고, 중동에서 평화와 안정이 조속히 회복되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정부는 미국 등이 요구한 호르무즈 해협 개방을 위한 작전 참여를 검토 중이다. 다만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돌파구를 찾지 못하면서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 항행 재개를 위한 군사적 기여에 대한 압박을 높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런 가운데 조현 외교부 장관은 17일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과 통화하며 나무호 피격 사건에 대한 이란 측의 입장을 요구했다고 외교부가 이날 밝혔다. 4일 나무호가 피격당한 뒤 한국과 이란 외교장관이 통화한 것은 처음이다. 15일 한국에 도착한 비행체 잔해에 대한 정밀 감식 결과가 아직 나오지 않은 가운데 이날 통화에선 호르무즈 해협에 고립된 한국 선박 26척의 통항과 한국 선원 125명의 안전 보장 방안 등이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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