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공천개입 의혹’ 윤상현 의원 압수수색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9일 03시 00분


코멘트

김영선 前의원-김상민 前검사 포함
통일교 간부 자금자료도 확보 나서
채 상병 특검은 김태효 11일 소환

윤상현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뉴스1
윤상현 의원 사무실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8일 서울 영등포구 국회 의원회관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 사무실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윤 의원은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뉴스1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의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해 8일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김상민 전 대전고검 검사를 압수수색했다. 공천 개입 의혹과 관련한 김건희 특검의 첫 강제 수사다.

오정희 특별검사보는 8일 브리핑에서 “윤 의원과 김 전 의원, 김 전 검사의 주거지와 국회 의원실, 사무실 등 10여 곳을 압수수색 중”이라며 “공천 거래와 부당 선거 개입 의혹이 제기된 만큼 신속하게 사건을 규명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윤 의원과 김 전 의원은 윤 전 대통령 부부가 2022년 국회의원 보궐선거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에 연루돼 있다. 윤 전 대통령이 같은 해 대선 과정에서 명태균 씨에게 여론조사를 무상으로 제공받은 대가로 국회의원 보궐선거에서 김 전 의원이 공천받도록 해줬다는 의혹이다. 윤 의원은 당시 국민의힘 공천관리위원장이었다.

김 전 검사는 김 여사가 지난해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공천 과정에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과 관련이 있다. 김 여사가 경남 창원의창 선거구에 김 전 검사가 공천되도록 하기 위해 현역이었던 김 전 의원에게 불출마를 권유했다는 것이다. 오 특검보는 “압수물 분석과 함께 관련자 조사를 신속히 진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송언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는 “전형적인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했다.

김건희 특검은 이날 한학자 총재 등 통일교 간부들의 미국 원정도박 의혹과 관련한 경찰 내부 자료를 확보하기 위해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등도 압수수색했다. 통일교 관계자들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에게 청탁을 시도했다는 의혹과 연관된 수사다. 해병대 채모 상병 순직 사건을 수사 중인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 이명현)은 11일 김태효 전 국가안보실 1차장을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할 계획이다. 채 상병 특검이 윤석열 정부의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를 불러 조사하는 것 역시 처음이다.

‘우크라 포럼’ 석달전 삼부토건 대주주 변경… “주가조작 공모 의심”


[3대 특검 수사]
김건희 특검, 대주주 변화 과정 주목
尹정부 출범 즈음 지분 변경 시작… 우크라 포럼 두달뒤 장중 최고가
前회장 100억-現회장 400억 차익… 특검 ‘김건희 연결고리’ 찾기 주력

특검이 윤석열 정부 출범 전부터 삼부토건 주가 조작이 계획됐을 가능성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8일 알려졌다. 특검은 우선 삼부토건 주식 지분 거래 등 대주주 변천사를 토대로 주가 조작 사전 공모 의혹부터 규명한 뒤, 김건희 여사와의 연관 고리까지 밝혀낸다는 방침이다.

● 尹 집권 전후 지분 변동에 주목

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삼부토건 주가 조작 의혹을 수사 중인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윤 전 대통령이 취임한 2022년 5월부터 삼부토건 주가가 급등한 2023년 5∼7월을 전후로 삼부토건 전현직 회장의 지분 변동 내역과 이유 등에 대해 수사 중이다. 주가 조작 행위에 따른 부당이득이 누구에게로 흘러갔는지, 그 배후가 누군지 파악하기 위해서다.

특검이 주목하는 건 윤석열 정부 출범과 맞물린 2022년 5월 무렵이다. 같은 달 4일 이일준 현 삼부토건 회장이 소유한 화장품업체 디와이디는 이 회장과 특수관계인 대양이앤씨, 씨엔아이와 함께 조성옥 전 삼부토건 회장이 보유한 삼부토건 지분 9.32%를 700억 원에 인수하기로 계약했다. 인수 작업이 약 9개월 만에 완료되면서 이 회장은 2023년 2월 10일 삼부토건의 최대 주주가 됐다. 이날 삼부토건 종가는 1238원이었다.

특검은 지분 변경이 완료된 게 ‘우크라이나 포럼’을 불과 3개월 앞둔 시점이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삼부토건은 2023년 5월 22일 우크라이나 재건 포럼에 참석했고, 약 2개월 후인 7월 17일에는 장중 최고가 5500원을 기록했다. 우크라이나 재건 사업 관련 기업으로 주목받으며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특검은 전현직 회장 간 지분 거래가 단순한 지배구조 변동이 아닌 ‘사전에 주가 조작을 공모한 정황’일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 전 회장이 우크라이나 포럼 개최 등 주가 조작을 계획해 왔고, 이를 사전에 인지한 이 회장이 부실기업이었던 삼부토건을 넘겨받으며 가담했을 가능성을 따져보고 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올 3월 “주가 급등으로 조 전 회장은 100억 원대, 이 회장과 그의 관계사는 400억 원대 시세차익을 거둔 것으로 보인다”고 밝힌 바 있다. 특검은 10일 이 회장을 불러 조사한다.

● 특검, 김 여사 연결고리 찾기에 주력

특검은 주가 조작 의혹의 ‘배후’까지 추적할 예정이다. 법조계에선 김 여사와의 ‘연결고리’로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당시 김 여사 계좌를 관리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가 거론된다. 이 전 대표가 2023년 5월 14일 카카오톡 단체 대화방에서 ‘삼부 내일 체크하고’라고 언급한 지 이틀 만인 5월 16일 윤 전 대통령 부부가 우크라이나 올레나 젤렌스카 여사를 접견했는데, 사전에 이 사실을 인지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특검은 이날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의 국회 사무실 및 자택, 김영선 전 의원의 자택, 지난해 총선 출마자인 김상민 전 검사의 자택 등 10여 곳에 대해 동시다발 압수수색에 나서며 김 여사 공천 개입 혐의 수사를 본격화했다. 윤 의원과 김 전 검사에 대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는 이번이 처음이다. 특검은 세 사람의 휴대전화도 압수하고 휴대전화 통화 기록과 수·발신 메시지 및 통화 내역 조회 등을 통해 공천 당시 상황을 재구성할 예정이다. 개입 의혹과 관련한 주요 인물들 사이의 연락 내용 등을 조사한다. 김 여사가 2022년 6월 지방선거에서도 국민의힘 평택시장과 포항시장 후보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 등이 남아있는 만큼, 관련 수사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날 경찰청과 강원 춘천경찰서도 압수수색했다. 특검의 압수수색은 과거 경찰이 통일교 간부들의 미국 라스베이거스 카지노 원정도박 의혹을 수사했지만, 통일교 핵심 간부인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 등의 도움을 받아 무마했다는 의혹 등을 확인하기 위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건희 특검#삼부토건#주가조작#특검수사#압수수색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