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오전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 종로구 김건희 특검팀 사무실에 출석하면서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홍진환 기자 jean@donga.com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을 피의자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통일교와 접촉하게 된 계기와 현안이나 인사 청탁을 위해 정치자금을 받은 사실이 있는지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특검은 필요하면 권 의원을 추가로 불러 조사하겠다는 방침이다.
27일 오전 9시 50분경 권 의원은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 김건희 특검 사무실에 조사를 받으러 나와 “특검 측이 제기한 각종 의혹에 대해서 결백하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은 “특검이 무리수를 쓴다 한들 없는 죄를 만들 수가 없는 것이고, 대한민국 민주주의와 야당인 국민의힘의 뿌리를 뽑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권 의원은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정치자금 1억 원을 받았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여러 번 밝힌 바와 같이 통일교 관계자로부터 어떠한 금품을 수수한 바가 없다”고 했다.
특검은 통일교 현안을 청탁하기 위해 윤 전 본부장(구속 기소)이 건진법사 전성배 씨(구속)와 연락을 주고받으며 권 의원에게 억대의 정치자금을 건넨 정황을 포착하고 권 의원을 출국금지하는 등 수사를 진행 중이다.
이날 브리핑에서 박상진 특검보는 “50장 분량의 질문지를 준비했고 권 의원에게 질문할 것이 많아 조사가 충분히 이뤄지지 않으면 다시 조사가 이뤄지지 않을까 싶다”고 설명했다. 특검은 권 의원과 전 씨를 두고 대질신문을 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권 의원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적극적으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특검은 2023년 국민의힘 당 대표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전 씨가 윤 전 본부장과 함께 통일교 신도들을 국민의힘에 입당시켜 영향력을 행사하려 했던 정황을 포착했다. 특검은 권 의원이 전당대회 불출마를 선언하자 전 씨가 2023년 2월경 윤 전 본부장에게 “당 대표 김기현, 최고위원 박성중 조수진 장예찬으로 정리하라네요”라는 취지로 보낸 문자메시지 내역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특검은 김기현 의원에 대한 조사 계획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특검은 국민의힘 당사에 대한 압수수색 영장을 재청구해 통일교 교인 명단과 당원 명부를 비교 대조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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