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특검, 통일교 간부들 대선前 국힘에 ‘3000만원 후원’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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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지역 간부 6명 500만원씩 기부
특검, 윗선 지시 ‘쪼개기 후원’ 의심
통일교 세계본부 등 7곳 압수수색

김건희 여사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통일교 압수수색에 들어간 18일 오후 경기 가평군 천원궁 앞에서 통일교 외국인 신자들이 기도를 하고 있다. 2025.07.18 뉴시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이 2022년 3월 20대 대선을 앞두고 통일교 경상 지역 간부들이 국민의힘 중앙당 후원회에 총 3000만 원을 후원한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검은 이들이 통일교 지도부의 지시에 따라 ‘불법 쪼개기 후원’을 한 게 아닌지 확인하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2022년 국민의힘 중앙당 후원회 고액 기부자 명단에 따르면 경상 지역을 관할하던 통일교 5지구 소속 간부 6명이 3월 7, 8일 각각 3명씩 법정 한도액인 500만 원을 채워 총 3000만 원을 기부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서 특검은 지구장들을 불러 조사하며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이 수천만 원의 자금을 국민의힘 중앙당과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전달했다는 진술을 확보했는데, 이번에 확인된 후원금 3000만 원이 해당 자금에서 나왔을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개인이 후원금을 자발적으로 법정 한도 내에서 냈다면 불법은 아니다. 다만 특검은 통일교 간부들이 윗선의 지시에 따라 명의만 빌려주고 자금을 분산해서 낸 ‘쪼개기 후원’을 했을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특검은 같은 해 6월 지방선거를 앞두고 통일교 강원 지역 2지구 간부들이 강원도지사 후보로 나선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후보 모두에게 후원금을 낸 정황도 파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2년 지방선거 정치후원금 내역에 따르면, 2지구장은 5월 19일 당시 민주당 이광재 후보에게 500만 원을 냈다. 다른 간부 1명은 이 후보에게 1000만 원을 냈지만 법정 한도에 맞춰 500만 원을 돌려받았다. 또 다른 간부 1명도 5월 25일 국민의힘 김진태 후보에게 500만 원을 냈다. 이 같은 후원금 내역에 대해 통일교 측은 “교단 차원에서 특정 정당이나 특정인에게 불법적인 후원을 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이광재 전 의원은 “통일교 교인이 후원금을 낸지 몰랐다. 들어온 후원금은 모두 영수증을 발급하는 등 합법적으로 처리했다”고 설명했다.

‘국민의힘 조직적 입당 의혹’을 수사해 온 특검은 11일 오전 정당법 위반 혐의로 통일교 세계본부 5개 지구 등 7곳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이번 압수수색에는 경기 가평의 통일교 본부뿐만 아니라 유관 단체인 천주평화연합(UPF)의 전국 지구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건희 특검은 이날 삼부토건 주가조작 의혹 사건의 ‘키맨’ 이기훈 삼부토건 부회장의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건희 특검#통일교#국민의힘#쪼개기 후원#정치후원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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