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특검, 180일 수사결과 발표
“영부인 신분 이용 현대판 매관매직
金, 3억7725만원 상당의 금품 받아
인사-공천 개입… 尹과 정치공동체”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5.12.29 뉴시스
“국민의 눈길이 미치지 않는 장막 뒤에서 불법적으로 국정에 개입한 사실을 확인했다.”
김건희 특검(특별검사 민중기)은 29일 최종 수사 결과를 발표하며 윤석열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의 국정 개입 의혹에 대해 이렇게 판단했다. 특검은 또 “대통령 배우자가 역사책에서나 볼 법한 현대판 매관매직을 일삼았다”며 김 여사가 약 3억7725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했다고 판단했다. 다만 특검은 김 여사와 윤 전 대통령과의 사전 공모 여부는 정해진 수사 기간 내에 규명하지 못해 뇌물 혐의 관련 수사는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에 이첩했다.
민중기 특검은 이날 특검 사무실이 있는 서울 종로구 KT광화문빌딩웨스트에서 직접 브리핑에 나서 “김 여사는 대통령 배우자 신분을 이용해 고가의 금품을 쉽게 수수하고, 각종 인사 공천에도 폭넓게 개입했다”며 “배우자의 권한 남용으로 인해 대한민국의 공적 시스템이 크게 훼손됐다”고 말했다. 김건희 특검은 7월부터 이달 28일까지 180일간 수사를 진행해 김 여사 등 20명을 구속 기소했다.
민중기 특별검사가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 광화문빌딩 웨스트에서 열린 김건희 여사의 각종 의혹 관련 최종 수사 결과 발표 브리핑에서 자료를 살펴보고 있다. 2025.12.29 뉴시스특검은 김 여사가 2021년 11월 윤 전 대통령이 국민의힘 대선 후보로 선출된 이후부터 대통령 취임 1년 뒤인 2023년 초까지 집중적으로 금품을 수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서로 공통분모가 없는 다양한 사람들이 대통령이 아닌 김 여사를 찾아가 원하는 바를 청탁했고, 청탁한 그대로 실현됐다”고 했다.
또 특검은 윤 전 대통령 부부를 ‘정치공동체’로 규정했다. 정치 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윤 전 대통령 부부가 무상으로 여론조사 결과를 제공받고 공천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수사한 오정희 특검보는 “김 여사가 윤 전 대통령의 정치 입문 단계부터 주도적 역할을 했고, 그 연장선에서 대통령 당선 후에도 공천에 적극 개입하는 등 ‘정치공동체’로 활동해 온 것이 명확히 드러났다”고 했다.
특검은 통일교가 한일 해저터널 등 현안 청탁을 위해 건진법사 전성배 씨를 통해 김 여사와 윤 정부 인사들을 만나 금품을 제공했다고 밝혔다. 다만 특검이 통일교 윤영호 전 세계본부장으로부터 “민주당 전재수 의원과 임종성 전 의원에게 금품을 건넸다”는 진술을 확보하고도 수사를 개시하지 않았다는 ‘편파 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는 “특검법상 시간적, 물적, 인적 관련성이 해당되지 않아 수사 대상이 안 된다고 봤다”고 했다. 또 특검 수사를 받던 양평군 공무원이 극단 선택을 한 것에 대해 문홍주 특검보는 “담당 수사팀으로서 다시 한번 유족들에게 안타깝다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특검은 서울양평고속도로 노선 변경 의혹 등은 수사 기간 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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