징역 4년 선고에 김건희 ‘비틀’…교도관 부축받고 퇴정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4월 28일 20시 29분


‘도이치 주가조작’ 의혹제기 7년만에 유죄
2심 재판부 “시세조종 행위 가담했음에도
죄책 인정않고 변명…국민 기대 저버려”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를 듣고 퇴정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공 영상 캡처.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과 통일교 금품수수 의혹 등의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김건희 여사가 28일 서울 서초구 서울고등법원에서 열린 항소심 선고를 듣고 퇴정하고 있다. 서울고등법원 제공 영상 캡처.
“대통령 배우자는 나라를 대표하는 상징적 존재이기 때문에 대통령 못지 않은 청렴성과 도덕성이 요구되는데 피고인은 국민의 기대를 저버렸다.”

28일 서울고법 형사15-2부(부장판사 신종오) 심리로 열린 윤석열 전 대통령 부인 김건희 여사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재판부는 김 여사에게 “피고인은 지위를 이용해 알선수재 행위를 했고 이로 인해 국론 분열과 국민 갈등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이같이 질타했다.

고개를 숙이고 눈을 감은 채 피고인석에 앉아 1시간 30분가량 이어진 재판부의 판결 이유를 듣던 김 여사는 1심보다 무거운 징역 4년과 벌금 5000만 원을 선고받자 눈을 찡그리며 인상을 찌푸렸다. 선고 직후 법정을 나갈 때는 잠시 비틀거리며 교도관의 부축을 받기도 했다.

● 법원, 金 ‘도이치 주가조작’ 혐의 첫 유죄 인정

김 여사는 지난해 8월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에 공동정범으로 가담해 8억여 원의 부당이득을 취득한 혐의(자본시장법 위반) 등으로 구속돼 재판에 넘겨졌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김 여사가 주가조작 공범인 블랙펄인베스트에 20억 원이 들어있는 증권 계좌를 제공한 행위에 대해 “시세조종 세력과 공동정범으로 함께 범행을 실행했다고 단정하긴 어렵다”며 무죄로 판단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블랙펄 측에 수익의 40%를 지급하기로 한 것은 블랙펄 측이 인위적으로 만들어내는 주가상승에 대한 대가였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2010년 10월 22일부터 블랙펄부터 수익금을 정산받은 2011년 1월 13일까지 계좌와 자금 등을 제공한 행위에 대해 주가조작 공범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또 2010년 10~11월 도이치모터스 주식 18만 주를 주가조작 세력이 지정한 시점 및 가격에 매도한 행위에 대해서도 “(김 여사가) 시세조종 행위에 동원될 수 있다는 사실을 인식했다. 그중 13만9383주는 통정매매에 해당한다”고 봤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시세조종 범행에 필요한 거액의 자금과 증권계좌를 제공하고 시세조종 행위에 가담했음에도 죄책을 인정하지 않고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재판부는 1심과 달리 범행의 공소시효도 지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블랙펄 측과의 정산을 거쳐 공모관계에서 이탈했다고 보더라도 다른 공범들이 2012년 12월 5일까지 시세조종 행위를 계속했다”며 “피고인이 다른 공범들의 범행을 저지하지 않은 이상 그 죄책을 부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이어 “일정 기간 계속 범행하고 피해 범위도 동일한 경우 각 행위를 통틀어야 한다”며 “공소가 제기된 지난해 8월 기준으로 공소시효가 도과되지 않아 원심은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판단했다. 2019년 윤 전 대통령이 검찰총장 후보자 청문회를 거칠 때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이 처음 제기된 지 7년 만에 내려진 유죄 선고다.

● 尹 취임 직전 받은 샤넬 가방도 유죄

2심 재판부는 알선수재 혐의에 대해서도 1심 결과를 뒤집었다. 김 여사는 통일교로부터 샤넬 가방 2개와 그라프 다이아 목걸이 등 8000만 원 상당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알선수재) 중 윤 전 대통령이 당선인 신분이었던 2022년 4월 받은 샤넬 가방 1개와 관련된 혐의는 1심에서 무죄를 선고 받았다. 알선 명목으로 볼 수 없다는 게 1심 재판부 판단이었다. 그러나 2심 재판부는 “통일교 사업을 위해 대통령 직무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 정부의 협조를 구하고자 하는 묵시적인 청탁 의사가 존재했음을 알았다”며 “알선수재 범행은 포괄일죄로 처벌돼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정치브로커 명태균 씨로부터 무상 여론조사를 제공받은 혐의에 대해선 “명 씨가 피고인 부부를 정치적 공동체라고 진술한 내용 등 만으로는 피고인 스스로 정치활동을 하는 자로까지 보기 어렵다”며 1심과 같이 무죄를 선고했다.
#김건희#윤석열#도이치모터스#주가조작#알선수재#통일교#샤넬 가방#항소심#형사재판#증권계좌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트렌드뉴스

트렌드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