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오후 서울 광진구 세종대에서 열린 종로학원 2026학년도 수능점수 분석 및 정시 합격점수예측 긴급설명회를 찾은 학부모들이 줄을 서고 있다. 뉴스1
이만기 유웨이 교육평가연구소장역대급 ‘불수능’으로 평가된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평가(수능)에는 전년도보다 30만410명 증가한 49만3896명이 응시했다. 과학탐구 응시자로 지원 제한을 뒀던 이공계 학과들이 제한을 해제하면서 일명 ‘사탐런(자연 계열 학생이 고득점을 위해 사회탐구를 선택하는 것)’ 현상이 심화했다. 따라서 자연 계열 학과에서는 과탐 가산점, 탐구 변환점수 반영 방법 등 탐구 영역 반영 방법에 따른 사탐 응시자와 과탐 응시자의 유불리 셈법이 합격선을 변화시킬 수 있어 더욱 치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 올해 정시모집 변수들
올해 정시모집 변수로는 사탐런 현상 심화, 영어 및 국어 영역 난도 상승, 정시모집 선발 규모 변경 등이 있다. 사탐런 심화로 인문 상위권 컷이 흔들릴 가능성이 매우 크다. 영어 1등급 비율이 3.11%로 나타나면서 상위권에서도 2, 3등급이 흔해졌고 국어 표준점수 최고점은 147로 변별력이 커졌다. 정시 비중은 약 20.1% 수준으로 축소 흐름이다. 이 외에도 의대 모집인원 동결과 올해부터 학교폭력 조치 사항 반영 실시, 무전공학과 확대 등도 굵직한 변수들로 꼽을 수 있다.
● 모집군 바뀐 대학·학과 세심히 살펴야
경쟁 대학과 학과의 모집군 변경은 군별 지원 패턴을 바꾸고 비슷한 수준의 대학 간 경쟁률이나 합격선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진학을 희망하는 대학과 학과의 모집군 변경은 물론 동일 모집군 내 배치된 경쟁 대학의 모집 학과 변화 및 지원 경향을 세심하게 살펴야 한다. 지난해는 대부분 대학에 무전공학과가 신설, 확대되면서 주요대 다수가 ‘다’군으로 모집을 분산시켜 상위권 수험생의 지원 패턴에 변화가 컸다.
올해도 ‘다’군에 신설 학과를 배치하거나 일부 학과를 이동하는 등 ‘다’군을 중심으로 모집군 변화가 많다. 중앙대는 올해 간호학과, 화학과를 ‘가’군에서 ‘나’군으로, 국제물류학과, 생명과학과, 응용통계학과를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했다. 이화여대는 간호학부를 ‘나’군에서 ‘다’군으로 이동했다.
모집군이 변경된 경우가 많은 만큼 모의 지원 결과와 실시간 경쟁률에 주목해야 한다. 타 대학 모집군과 전년도 입시 결과 역시 종합적으로 참고해 다른 수험생들의 지원 경향 변화를 파악해 지원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 학생부 평가도 무시 못 해
올해도 서울대는 교과 평가를 일반전형에서 20%, 지역 균형 전형에서 40% 반영한다. 고려대(서울)도 교과 평가 20%를 반영하는 교과우수전형 실시를 이어간다. 서울대 교과 평가에서는 진로․적성에 따른 선택 과목 이수 내용 등 교과 이수 현황과 교과 학업 성적, 세부능력 및 특기사항을 통한 학업 충실도를 평가한다.
올해는 연세대(서울)가 정시모집에서 교과 성적 반영을 도입한다. 반영 비율은 5%로 전 과목을 반영하며, 고려대(서울) 교과우수전형에 비해서는 영향력이 많이 적다. 출결 점수는 감점 요소로 활용한다. 한양대(서울)와 성균관대도 올해부터 학생부 종합평가가 추가된다.
● 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 꼼꼼하게 살펴야
정시모집에서는 소수 대학을 제외하고는 수능 100%로 선발하는 대학이 대부분이다. 수능 100% 전형은 다른 전형 요소에 의한 변수 없이 수능 성적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유불리가 달라지므로 대학별 수능 반영 방법을 꼼꼼하게 살펴 자신에게 유리한 대학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대학의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활용 지표 등에 따라 환산된 대학별 환산 점수를 기준으로 합격 가능성을 분석해야 한다.
교차 지원이 늘고 자유전공학부가 도입되는 등 융복합 학과 개설 및 선발 추세가 이어지면서 두 개의 수능 반영 유형으로 계산된 성적 중 우수한 결과를 반영하여 합격자를 선발하는 대학도 늘고 있다. 성균관대에 이어 올해는 서강대가 두 개의 수능 반영 방법 중 우수한 방법을 반영하도록 변경했다. 전에 비해 다양한 성적 유형을 가진 수험생의 합격이 가능해진 만큼 경쟁률과 합격 점수는 다소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주요대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은 대체로 인문 계열에서는 국어와 수학 영역이, 자연 계열에서
는 수학 영역이 높은 편이다. 서울대는 인문계열도 자연 계열과 마찬가지로 수학 반영 비율이 40%로 수학 영역이 합격을 결정짓는 주요 변수다. 중앙대 경영경제대학과 사회과학대학처럼 인문계열이지만 학과 특성에 따라 국어보다 수학 영역을 높게 반영하는 경우도 있다.
수학 영역 특성상 타 영역보다 변별력이 큰 경향을 보이므로 상경 계열을 목표로 하는 인문계열 수험생이라면 수학 영역 성적이 특히 중요하다. 고려대(서울)도 인문계열의 국어, 수학 영역 반영 비율이 같아 수학 반영 비율이 국어에 비해 낮은 연세대(서울)에 비해 수학 성적 우수자가 지원 시 상대적으로 유리하다.
● 탐구 영역 반영 방법과 과탐 가산점
지난해 성균관대가 ‘다’군 탐구 과목 수를 한 과목으로 축소하면서 수능 합격선이 상승한 것처럼 수능 반영 방법이 바뀌면 입시 결과도 바뀌는 흐름을 보인다. 따라서 수능 영역별 반영 비율을 비롯한 세부 반영 방법 변화를 확인해 지원 경향 및 합격선 변화를 예측하는 것이 중요하다. 수능 총점이 같더라도 대학에서 반영하는 영역별 가중치, 가산점, 활용 지표 등에 따라 최종 반영 점수가 달라진다.
수능 성적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만큼 지원하고자 하는 대학의 수능 변경 사항을 확인해 최대한 나에게 유리한 수능 반영 방법을 찾아 모집군별로 지원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의대 열풍에 따른 ‘N수생(수능에 2번 이상 도전하는 수험생)’ 확대로 과탐 고득점 획득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탐구 영역 선택과목을 폐지하는 대학이 확대됨에 따라 과탐 대신 사탐을 응시한 수험생들이 늘면서 변수가 될 전망이다. 과탐 응시자는 올해 줄었지만, 사탐에서 높은 점수를 받은 자연 계열 수험생이 자연 계열 지원에 참여하면서 오히려 합격선이 상승할 가능성도 있는 만큼 탐구 변환점수 활용 방법 등 대학별 탐구 반영 방법에 따른 유불리를 세밀하게 따져보고 지원해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다만 선택과목 제한 폐지에도 과탐 응시자에게 가산점을 부여하는 대학이 많아 사탐에 응시한 자연 계열 수험생은 과목별 가산점을 고려해 승산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중앙대는 인문은 사탐에, 자연은 과탐에 5%를 가산하며 미적분/기하 가산은 없다. 경희대는 인문계열 사탐 가산점은 폐지했으나 자연 계열 과탐 응시자에게는 여전히 과탐 과목당 4점을 부여해 가산점이 높은 편이다. 대부분 대학이 과탐에 5% 또는 10% 가산점을 부여하는 반면 서울과학기술대는 7%를 부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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