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빠른 수능 종료벨’ 피해 학생들 2심도 일부 승소…판단 이유는

  • 뉴시스(신문)

‘2024학년도 수능’ 경동고 시험장서 타종사고
피해 학생들, 국가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
1심 “인당 100~300만원 지급”…원고 일부 승소
2심 “학생들에 추가 각 200만원 지급하라” 판결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4.07.29. [서울=뉴시스]
전국 각급 법원이 2주간 휴정기에 들어간 29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 법원 로고가 보이고 있다. 2024.07.29. [서울=뉴시스]
2024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당시 서울 성북구 경동고등학교 고사장에서 이른바 ‘타종사고’로 피해를 본 학생들이 국가에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한 가운데, 법원이 2심에서도 피해 학생들 손을 들어줬다. 판단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2024학년도 수능시험 당일, 경동고 시험장에서는 1교시 국어 시간 시험 종료 벨이 예정 시간보다 약 1분 빠르게 울렸다.

당시 경동고 시험장 내 타종 방법은 방송 시스템 오류를 우려해 수동으로 설정됐는데, 담당 감독관이 시간을 오인해 1분 30초 빠르게 타종을 했다고 한다.

타종 직후 일부 학생들은 시험 시간이 남았다며 항의했으나 추가 시간 부여 등의 조치 없이 시험지는 회수됐다. 이 과정에서 학생과 감독관, 시험본부 간 언쟁이 발생해 시험장 내 혼란도 빚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피해 학생 43명은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담당 시험관의 주의의무 위반으로 인한 정신적 피해를 주장하며 1인당 2000만원의 위자료 지급을 청구했다.

이후 1심과 2심은 모두 피해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3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고법 제14-1민사부(부장판사 남양우·홍성욱·채동수)는 지난해 11월 27일 경동고 피해 수험생들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항소심 선고기일에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피해 학생들에 추가로 각 200만원을 지급할 것을 선고했다.

앞서 1심 역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바 있다. 1심은 학생 중 2명에 대해서는 인당 100만원, 나머지 학생들에 대해서는 인당 300만원을 지급하라고 선고했다.

다른 학생들보다 적은 위자료를 인정받은 학생 2명은 제2교시 수학 영역 시험 종료 후 제공된 약 1분 30초의 추가 시험 시간 동안 이전에 마킹하지 못한 답을 OMR 답안지에 작성해 제출한 만큼, 마킹을 하지 못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은 점이 참작됐다.

2심 판단에 따라 학생 2명은 각 300만원을, 나머지 학생들은 각 500만원을 지급받게 됐다. 다만 1심 판결 후 항소하지 않아 판결이 확정된 학생 1명은 제외됐다.

2심 재판부는 “타종 사고 직후 추가로 시간이 주어지는 등 즉각적인 조치가 취해졌더라도, 이미 큰 혼란을 겪은 학생들이 그 시간 동안 집중력을 유지하거나 차분하게 실력을 발휘하기도 어려웠을 것으로 보인다”고 봤다.

이어 타종사고로 인한 충격과 혼란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제2교시 시험에 임하게 된 점, 점심시간에 추가 시험 시간이 주어지는 과정에서 약 20분의 시간이 소요돼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한 점 등도 고려했다고 밝혔다.

특히 “수능이 예년에 비해 난이도가 상당히 높았던 것으로 보인다”며 “제1교시 시험이 종료되기 직전까지 문제풀이에 집중함녀서 아직 답안을 고르지 못한 채 고민하던 수험생이 다수 있었을 것”이라고 봤다.

또 “일찍 시험이 종료되면서 고민하던 문제의 답안을 급하게 마킹한 경우도 상당수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데, 이 경우 점심시간에 추가 시험 시간이 제공됐다고 해도 마킹을 마친 OMR 답안 수정이 불가했기 때문에 시험 응시나 답안 작성에 별다른 도움이 되지 못했다”며 “오히려 점심 휴식 시간이 감소되는 불이익만 발생했다”고 판시했다.

다만 1심과 마찬가지로 ‘타종사고’로 인해 원하던 대학에 진학하지 못해 재수를 하게 됐다는 등의 구체적인 추가 손해가 발생했다고까지는 인정이 어려운 점, 타종 사고가 종료 예정 시각 1분 전에 발생해 다른 유사 사례와 비교해도 조기 종료된 시간이 짧은 점 등은 참작했다고 덧붙였다.

수능 난이도가 높았던 점도 피해 학생들이 기대만큼의 점수를 얻지 못한 데 일정 부분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봤다.

이 판결은 지난해 12월 17일 확정됐다.

[서울=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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