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총기사고가 발생한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 단지에 경찰 수사관들이 출동해 수습작업을 하고있다.2025.7.21/뉴스1
인천 송도국제도시 아파트에서 아들을 사제총기로 쏴 살해한 피의자 A 씨(62)가 아들 B 씨(33) 가족이 미국에 출국하기 전날 범행한 것으로 파악됐다.
또한 A 씨의 이혼한 전처 C 씨(60대)도 미국 출장 중인 것으로 나타나(뉴스1 7월 21일 보도), ‘가정 불화’의 구체적 원인이 전처에 대한 복수심 때문이 아니냐는 주장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22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B 씨는 지난 20일 오후 인천 연수구 송도 한 아파트 자택에서 아버지 A 씨의 생일잔치를 열고 다음 날인 21일 미국으로 출국할 계획이었다.
A 씨의 범행 당시 집에 함께 있었던 B 씨 아내와 자녀 2명도 동행할 예정이었다.
다만 B 씨 가족이 C 씨를 보기 위해 출국 예정이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경찰 관계자는 “B 씨 가족이 출국 예정이었는지는 확인해 줄 수 없다”며 “B 씨는 현재 이렇다 할 진술을 하고 있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한편 A 씨는 전처 C 씨로부터 장시간 경제적 도움을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A 씨가 거주했던 곳이자, 범행 당일 폭발물을 설치된 서울 도봉구 쌍문동 소재 아파트는 전용면적이 70평대로 C 씨 소유의 주택이다.
C 씨는 A 씨와 갈라선 지 8년 후인 2008년 이 아파트를 매입했다. C 씨는 유명 피부관리 프랜차이즈 대표로, 피해자인 아들 B 씨도 화장품 관련 업체 대표로 파악됐다.
경찰은 A 씨의 범행 동기로 ‘가정 불화’라고 밝혔으나 자세한 원인은 확인되지 않은 상태다.
이런 가운데 전문가들은 이혼한 전처에 대한 열등감이 빚은 복수심이 동기인 것 같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오윤석 순천향대학교 경찰행정학과 교수는 2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경제적 지원을 받는 남편 입장에서는 무력감, 열등감, 분노, 질투 등을 느꼈을 것이고 그로 인한 좌절감에 따른 복수심의 발로가 아닌가 싶다”고 해석했다.
또 “보통 자식이 상속, 보험금을 노리고 아버지나 어머니를 살해하는 경우는 있지만 이번 같은 경우는 일반적이지 않다”며 “범죄 심리학의 ‘스파우즐 리벤지 필리사이드’(spousal revenge filicide), 즉 배우자에 대한 복수 감정으로 자녀를 살해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A 씨는 지난 20일 오후 9시 31분쯤 인천시 송도국제도시의 한 아파트 33층에서 B 씨에게 사제 총기를 격발해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 씨는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도봉구 쌍문동 아파트 자택에 시너가 담긴 페트병, 세제통, 우유통 등 인화성 물질 15개와 점화장치를 설치해 폭발시키려고 했던 혐의도 받는다. 그는 21일 정오에 불이 붙도록 타이머를 설정해 놓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애초 A 씨는 이날 오후 인천지법에서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를 받을 예정이었으나, 불출석 의사를 밝히며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경찰은 프로파일러 3명을 투입, A 씨의 범행 동기 등에 대해서 파악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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