밭일 나간 80대女, 4시간만에 숨져…폭염에 인명피해 잇따라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7월 29일 16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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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직접적인 관련 없는 자료사진. 동아일보 DB
“어머니가 밭에 나가신 것 같은데 연락이 안 됩니다.”

29일 경남 하동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1시 38분경 이런 신고가 접수됐다. 즉각 출동한 구급대가 하동군 적량면의 한 밭에 쓰러져 있는 80대 여성을 발견했지만 이미 숨져 있었다. 이 여성은 당일 오전 10시경 밭일에 나섰으며, 이후 연락이 닿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동은 23일부터 폭염경보가 발효된 상태로 이 여성이 숨진 28일은 낮 최고기온이 36.9도에 달했다.

연일 전국적으로 폭염이 기승을 부리면서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이날 행정안전부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28일 밤 11시 기준 올해 누적 온열질환자는 총 2438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57명)과 비교해 2.5배 이상 발생했다.

이 가운데 11명이 사망했다. 전북 김제시 공덕면에서는 폭염경보가 내려진 24일 오후 1시30분경 한 하천 인근에서 측량 작업 중이던 50대 A 씨가 쓰러져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받았으나, 이틀 뒤 결국 숨졌다. 사고 당시 고압 가스관 매설지역에서 배관 수심을 측정하던 A 씨의 체온은 40도를 넘긴 것으로 전해진다.

등산 등 실외 활동 중 사망하는 사례도 잇따랐다. 경북소방본부에 따르면 28일 오후 1시19분경 칠곡군 약목면 남계리 야산에서 산행하던 80대 남성이 고열로 사망했다. 이례적인 더위 속에 가축도 올해 103만5859마리가 폐사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16만5654마리)과 비교해 피해가 6배 이상 불어난 수치다. 양식 어류도 2030마리가 폐사했다.

행안부는 25일 오후 2시부로 폭염 위기 경보를 ‘심각’ 단계로 격상하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1단계를 가동해 대응에 나서고 있다. 위기 경보 심각 단계는 전국 40% 지역에서 3일 이상 일 최고 체감온도 35도 이상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할 때 발효한다.

28일 중대본 회의를 연 정부는 올해 산불과 폭우 피해를 본 경북지역 이재민들이 폭염으로 인한 2차 피해를 겪지 않도록 우선 관리하고, 호우 피해 복구·수색 인력이 온열질환에 노출되지 않도록 지원한다고 밝혔다.

#폭염#밭일#온열질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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