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단체에서 ‘특혜를 주면 안 된다’는 성명을 내는 것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오죽하면 의사의 손길이 가장 절실한 분들이 그런 말씀을 하시겠습니까.”
지난해 2월 의대 증원에 반발해 학교를 떠났던 의대생들이 ‘전원 복귀’를 선언한 가운데 김한중 차 의과학대 이사장(77·사진)은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의 차가운 시선을 이해한다면서도 “지금 이 사태를 풀지 않으면 영원히 풀지 못한다. 이달 21일 전까지 정부가 학사 유연화 조치를 발표해야 한다”고 말했다.
연세대 의대를 졸업한 김 이사장은 연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 연세대 총장을 지냈다. 의정 갈등이 지속된 1년 5개월 동안 차 의과학대 학생들과 직접 소통했다.
김 이사장은 “지금 이 상태가 지속되면 결국 의사 배출이 늦어지고 의료 시스템이 붕괴해 더 큰 피해가 발생할 것”이라며 “본과 4학년 의사 국가고시 시험 접수가 시작되는 7월 21일 전까지 정부가 학사 유연화에 대한 의사 결정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는 “그간 복귀하지 않았던 본과 4학년 학생들이 시험 대상에서 빠져 있는데 이들에게도 응시 기회를 줄 수 있는 정부의 제도적 조치가 시급하다”고 말했다. 이어 “40개 의대의 상황과 학칙이 모두 다른 만큼 정부가 학사 유연화에 대한 큰 원칙을 제시하고 각 대학에 자율권을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이사장은 “이번 사태의 가장 큰 상처는 의사 공동체 내 갈등이 깊어졌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의정 갈등 이후 휴학 등 집단행동에 참여하지 않은 의대생에 대한 비난과 괴롭힘이 이어지기도 했다. 그는 “각 학교에서는 학생 간 감정의 골이 더 깊어지지 않도록 조치하고 정서적으로 불안한 학생을 위한 심리 검사나 상담 등 세심한 배려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 이사장은 의대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에 대해 “방학과 야간 시간 등을 모두 활용하면 (복귀 의대생들이) 수업을 따라갈 수 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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