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증원에 14만 의사 총력대응…투쟁 위한 ‘노조’ 결성도 언급

  • 뉴스1
  • 입력 2026년 1월 31일 18시 33분


의대생 “의료계, 국민 설득할 노력 포기해선 안돼” 지적도
“강경 대응, 논리 피력 검토” 일각 “노조 설립도 논할 때”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의사협회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31 뉴스1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의사협회 관계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31 뉴스1
2027학년도 이후 의과대학 입학정원 증원에 대한 논의가 급물살을 타는 가운데, 전국 의사들이 대한의사협회(의협)에 모여 졸속 증원 중단과 현장 의견 반영을 촉구했다. 비공개 토론을 통해선 ‘노동조합(노조)’ 결성 등 합법적 수단을 통한 투쟁력 강화 등도 건의됐다.

의대생 “의료계도 국민 향한 태도 돌아봐야…학생들도 책임질 것”

의협은 31일 오후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를 열어 △의학교육 현실 인정에 따른 졸속 증원 중단 △천문학적 건강보험 재정 파탄 규명 △전문가 의견 미반영 시 총력대응 등을 예고했다. 대표자대회에는 전국 의사단체 관계자 등 300여 명이 참석했다.

김택우 의협 회장은 이날 대회사를 통해 “무너진 의학교육이 정상화되지 않는 한 무리한 의대 증원은 결코 불가능하다”며 “정부는 정해진 결론을 위한 부실 추계로 인한 일방적 정책 추진을 즉시 멈춰야 한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현재 24·25학번 의대생 1586명이 휴학 중인 상황에서 이들이 복귀해 신입생과 함께 수업을 들을 2027년 학사 운영은 이미 ‘재난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또 전국 의대의 67.5%가 강의실 수용 능력을 초과한 상태라며, 기초의학 교수 확보조차 어렵다고 토로했다.

아울러 의대증원이 장기적으로 막대한 건강보험 재정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국민이 부담하게 될 비용의 실체를 투명하게 공개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특히 “의사 수 증가로 인한 재정 부담은 미래 세대에 대한 범죄행위”라고 맹비판했다.

의대협 24,25 학번 대표자 단체 김동균 대표가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2026.1.31 뉴스1
의대협 24,25 학번 대표자 단체 김동균 대표가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연대사를 하고 있다. 2026.1.31 뉴스1


이날 대표자대회에 참석한 24·25학번 의대생 대표는 의대 증원 자체를 반대하는 게 아니라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원한다고 말했다. 또한 “의료계도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이어가야 한다. 포기한다면 의료는 관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선배 의사들을 직격했다.

김동균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의대협) 24·25학번 대표자단체 대표(부산의대 24학번 학생)는 이날 연대사에서 “우리가 촉구하는 것은 ‘의대 증원을 하지 말라’는 요구가 아니라, 합리적인 의대정원 정책”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증원 여부의 문제가 아니라 과정이 설명 가능하고, 현장이 감당 가능하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 주체가 분명한 방식으로 정책을 추진하자는 의미”라며 “정책은 숫자로 시작할 수 있지만, 숫자로만 끝나선 결코 안 된다”고 제언했다.

김 대표는 선배 의사 등 의료계를 향해서도 “한 가지는 분명하다. 우리가 국민을 설득하려는 노력을 포기하는 순간, 의료계는 결국 전문가로서 신뢰를 잃을 것이며, 의료는 관치의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고 소개했다.

김 대표는 “의료계가 사회와 소통해 온 방식, 국민을 향한 설명 태도 역시 돌아볼 필요가 있다”며 “학생 역시 이 문제를 외면하지 않겠다. 함께 고민하고, 책임을 나누겠다. 의료와 사회를 넘어 우리가 살아갈 대한민국의 미래를 책임 있게 이야기할 수 있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납득하기 힘든 숫자 나오면 단체행동도 가능”…구체화엔 신중

의협은 정부가 현 의대증원 방침을 강행할 경우 총력 대응에 나서겠다고 예고하면서도 그 수위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드러냈다. 오는 2월 있을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 논의를 지켜본 뒤 의사회원 의견을 수렴해 단계적으로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대표자대회 비공개 토론 이후 기자들을 만나 “어떤 방식으로 의료계 의지를 효과적으로 전할 수 있을지 종합적으로 논의했다”며 “강경 대응에 대한 의견과 합리적인 논리를 정리해 보정심과 국민을 설득하는 데 집중하자는 의견 등이 있었다”고 말했다.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의사협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31 뉴스1
31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열린 합리적 의대정원 정책을 촉구하는 전국의사대표자대회에서 의사협회 회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2026.1.31 뉴스1


특히 비공개 토론을 통해 의협 집행부의 투쟁위 전환, 합법적 투쟁을 위한 의사 노조의 필요성 등이 언급된 것으로 전해졌다. 황규석 서울시의사회장이 노조 결성에 따른 투쟁력 강화를 역설하기도 했다. 노조 결성이 현 시점에서 가장 구체적이며, 실현 가능한 수단이란 이유에서다.

황 회장은 뉴스1에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 하에서 의료행위를 하는 만큼 노조의 성립 요건도 충족할 뿐더러 법적 하자도 없는 것으로 파악된다”며 “노조 결성에 대한 전국 의사 등의 견해를 묻고, 구체적 대응 방향을 숙고할 때란 의사를 피력하게 됐다”고 전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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