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여사 일가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12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입국하고 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이 파면된 지난 4월 급작스럽게 베트남으로 출국한 이후 약 4개월 만이다.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공항에서 곧바로 김씨를 체포해 조사실로 데려올 방침이다. 인천=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이른바 ‘김건희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가 기업들의 ‘보험성 투자’ 의혹과 관련해 윤석열 정부 시절이었던 2023년 말 대통령실 공직기강비서관실에 직접 나가 조사받았던 것으로 파악됐다. 김 씨는 4월부터 베트남 호찌민에 머무르고 있다가 12일 오후 귀국한 직후 인천공항에서 특검에 체포됐다. 특검은 김 씨 회사와 관련된 보험성 투자 의혹을 규명하는 동시에 대통령실에서 해당 의혹을 사전에 인지했으면서도 봐주기식 수사에 그친 게 아닌지 확인해나갈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귀국 전날인 11일(현지 시간) 호찌민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김 여사가 직접 전화를 걸어와 ‘공직기강비서관실의 조사를 받으라’고 했다”고 밝혔다. 김 여사가 “네가 돈을 벌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연락이 오면 가서 조사를 받고 소명해라”라고 말했고, 얼마 뒤 실제로 서울 용산구 모처에서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들을 만나 조사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미 공직기강비서관실 차원에서 김 씨와 관련된 첩보를 입수해 기초 사실을 조사한 뒤 김 여사 등에게 알렸고, 김 여사가 김 씨에게 전달했을 가능성이 있는 대목이다.
김 씨가 한때 임원으로 재직하고 지분도 보유했던 렌터카 플랫폼 업체 IMS모빌리티는 2023년 카카오모빌리티와 HS효성 등 기업들로부터 총 184억 원의 투자를 유치했다. 이와 관련해 공직기강비서관실 관계자는 김 씨를 불러 “대통령 내외와 친분을 내세워 투자를 받은 것 아니냐”는 취지로 추궁했고, 김 씨는 “투자에 관여하지 않았다”고 해명했다고 한다. 공직기강비서관실은 카카오모빌리티 등 관련 기업에게도 투자 경위를 물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후 공직기강비서관실은 투자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잠정 결론을 내리고 별다른 조치 없이 조사를 종결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이 김 씨의 신병을 이날 확보하면서 이른바 ‘집사 의혹’과 관련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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