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어 주셔서 서울시 직원들이 앞으로 규제를 철폐해 나가는 데 상당히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14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열린 ‘규제풀어 민생살리기 대토론회’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이렇게 말했다. 시민들로부터 시장이 직접 불합리한 규제에 대해 듣고 답하기 위해 마련한 이 행사에는 온·오프라인으로 시민 100명이 참석했다. 행사는 계획된 2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이상 진행됐다. 서울시는 올해 본격적으로 규제와의 전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토론회에 앞서 건축, 주거정비 분야 규제철폐안 4개를 발표하며 신속 추진을 약속했다.
● 의무 비율 줄이고 절차 간소화
서울시가 이달 5일과 9일 잇달아 발표한 규제철폐안 1∼4호는 건설·주거정비 사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시 비상경제회의 ‘건설산업 규제철폐 TF’를 거쳐 신속히 개선 가능한 과제 4개를 발굴했다.
규제철폐안 1호는 비주거시설(상가) 비율 완화안이다. 현재 서울 도심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축물의 비주거시설(상가 등) 비율은 연면적 20% 이상, 준주거지역은 10% 이상으로 규정돼 있다. 이 중 주거복합건축물의 상가 비율을 연면적 20%에서 10%로 낮춰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상가 공실에 따른 위험 부담을 낮추는 것이 1호안의 골자다.
규제철폐 2호는 환경영향평가 본안 평가 시 면제 대상을 확대하고 절차를 간소화하는 내용이다. 시는 건설업체들의 불만이 많았던 환경영향평가에 대해 사문화됐던 ‘협의절차 면제 제도’를 대대적으로 부활시키기로 했다. 앞으로 서울시 환경영향평가 심의 기준을 준수한 사업은 본안 심의를 생략할 수 있다. 평가 협의 기간도 48일에서 20일로 단축한다.
규제철폐안 3호는 도시 규제지역 재건축·재개발에 대한 공공기여 비율을 추가로 완화해 주택 공급을 활성화하는 방안이다. 서울시는 이미 지난해 고도·경관지구에 저촉되거나 문화재·학교 주변 지역, 구릉지 등에 해당해 높이에 제약이 있는 지역(도시규제지역)의 종 상향 시 공공기여 비율을 기존 15%에서 10%로 완화했다. 또한 10%를 일괄 적용하지 않고, 추가 확보된 용적률 비율만큼만 부담하게 할 계획이다.
규제철폐안 4호는 정비사업 시 별도로 심의했던 소방·재해 분야를 통합 심의 대상에 포함하는 안이다. 이를 통해 사업 인허가 기간이 2개월 이상 단축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세계은행은 한국의 규제가 다른 선진국 수준으로 완화되면 경제성장률이 1.4%포인트 높아질 것으로 분석했다”고 밝혔다.
● 100일간 규제 집중신고 운영
서울시는 이달 3일부터 서울시민 누구나 불합리하거나 불필요한 규제를 신고할 수 있는 집중신고제도 가동하기 시작했다. 4월 12일까지 100일간 신고를 받는다. 개선 필요성이 높다고 판단되면 서울시장 주재 ‘규제철폐회의’에 상정해 과감히 철폐할 계획이다.
규제철폐 시스템화를 위한 전담 조직을 만드는 방안도 추진한다. 상설 조직인 ‘규제철폐본부’를 신설해 본부장은 부시장급으로 두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논의 중이다. 각종 민생 분야에서 기업과 시민 활동에 불편을 끼치는 규제들을 전문적으로 찾아내 시 차원의 해법을 마련하고, 국회 및 정부와도 협력해 법·제도 개정 성과까지 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오 시장은 “사업 기회를 막고 투자를 망설이게 하는 각종 규제를 없애 시민의 숨통을 틔우는 데 서울시가 앞장서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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