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 친화 눈썰매장에서 안전하게 놀아요”

  • 동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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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원구, 장애인 가족 눈썰매장 초청
안전요원-구청 직원 등 인력 배치
미용실-병원 등 무장애 정책 추진
“일상 속 차별 없애도록 노력할 것”

2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과학기술대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노원 눈썰매장 장애인 가족 초청 행사’ 참가자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 구청은 행사를 위해 이날 하루 눈썰매장을 휴장하고 지역 내 장애인과 가족, 활동지원사 등 약 500명을 초청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2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과학기술대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노원 눈썰매장 장애인 가족 초청 행사’ 참가자들이 눈썰매를 타고 있다. 구청은 행사를 위해 이날 하루 눈썰매장을 휴장하고 지역 내 장애인과 가족, 활동지원사 등 약 500명을 초청했다. 신원건 기자 laputa@donga.com
“저희 아이들은 이렇게 눈썰매를 타 볼 기회가 많지 않잖아요. 이렇게 안전한 환경에서 친구들과 어울려 놀 수 있어 정말 좋네요.”

20일 서울 노원구 공릉동 서울과학기술대 종합운동장에서 열린 ‘2025 노원 눈썰매장 장애인 가족 초청 행사’에 참여한 이은정 씨(55)는 이렇게 말하며 환하게 웃었다. 이 씨는 이날 지적 장애인인 아들과 함께 눈썰매장을 찾았다. 이 씨는 “튜브를 들고 이동하는 것부터 시작해서 아이가 눈썰매를 탄다고 하면 하나부터 열까지 불안한 점이 많았는데, 안전요원분들도 많고 장애인 친화적이라는 느낌에 안심했다”며 “처음에는 아이가 타기 무섭다고 하더니 한 번 탄 뒤에는 너무 재밌다고 또 타겠다고 한다”고 했다.

● 매년 눈썰매·물놀이장 장애가족 초청

이날 ‘2025 노원 눈썰매장 장애인 가족 초청 행사’에는 많은 장애인 가족이 참가했다. 참가자들은 눈썰매를 타고 내려온 뒤 서로 손을 잡아 일으켜 주기도 하고, 썰매장에 있는 눈으로 눈싸움도 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행사장에는 달고나, 국궁, 빙어잡이, 회전 그네, 디스코 팡팡 등 다양한 체험 거리도 마련됐다.

장애인 가족 눈썰매장 초청 행사는 올해로 세 번째다. 구는 매년 겨울철 눈썰매장과 여름철 물놀이장을 하루 휴장하고, 장애인 초청 행사를 열고 있다. 장애인 가족들이 안전한 환경에서 자유롭게 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행사 만족도는 높은 편이다. 이순형 서울장애인부모연대 노원지회 고문은 “비장애인 아이들은 빠른 데 비해 저희 아이는 느리고 그 속도에 맞추다 보면 다치기도 쉽고 주변 시선들 때문에 불편한 점이 많았다”며 “오늘은 아이 (장애인) 친구 가족들과 함께 온 만큼 천천히 다 둘러보고 즐기다 갈 수 있을 것 같아 정말 좋다”고 말했다.

이날 현장 곳곳에는 안전요원 30명과 구 장애인복지과 직원 9명 등 평소보다 많은 인력이 배치됐다. 구 관계자는 “평소에는 눈썰매장에 사람이 많아 줄을 서서 탑승 순서를 기다려야 하고, 탑승을 위한 준비 등도 훨씬 빠르게 진행돼 보호자들이 선뜻 이곳을 방문해 즐기기 쉽지 않다”며 “이번 기회에 장애인 당사자를 돌보느라 놀러 가기 힘든 가족은 물론 시설 직원들까지 모두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면 한다”고 했다.

● 장애친화 미용실·병원까지

올해 장애인 가족 눈썰매장 초청 행사는 노원구청이 주최하고 노원구장애인총연합회가 주관했다. 지역 내 장애인과 가족, 활동지원사 등 약 500명이 참여했다.

구는 눈썰매장 행사 외에도 장애인 친화미용실과 무장애 산책로 등 다양한 장애인 친화적 정책들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장애인들의 병원 이용 편의를 개선하기 위해 장애인 전문 인력이 상주하는 ‘장애인 친화병원’ 조성·운영을 위한 업무협약을 지역 병원들과 체결하기도 했다.

노원구 관계자는 “일상 속 다양한 ‘문화 턱’을 없애기 위해 앞으로도 선도적인 장애인 정책을 추진해 나가겠다”며 “장애인들이 비장애인과 차별 없이 생활 속 편안함을 누릴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노원구청#노원구장애인총연합회#눈썰매장 장애인 가족 초청 행사#장애인 친화적 정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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