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이재명 향해 “시대 잘못 읽고 있다” 날 선 비판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2월 6일 18시 35분


코멘트

‘반도체 특별법’ 추진 두고 적극적 반대 피력
김 지사 “시간 허비 말고, 용전·용수 해결 먼저”
본질 외면하고 ‘노동 생산성’ 탓 비난
‘주 4.5일제 추진’…주 30시간 근무 기업 방문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반도체 특별법’ 추진을 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정부·여당을 향해 “시대를 잘못 읽고 있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반도체 특별법(반도체 산업 경쟁력 강화 및 혁신 성장을 위한 특별법안)은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인력에 대해서는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을 예외로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정부와 국민의힘은 4일 ‘반도체 특별법 주 52시간제 특례 도입을 위한 당정협의회’를 열어 이달 중 반도체 특별법 특례를 처리하는 방안을 논의했다. 이 대표도 최근 반도체특별법 정책토론회에서 ‘주 52시간 예외 적용’에 긍정적인 발언을 하자, 김 지사가 적극적으로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풀이된다.

김 지사는 최근 자신의 SNS에 “AI 기술 진보 시대에 노동시간을 늘리는 것이 반도체 경쟁력 확보의 본질입니까”라고 물으며 “다른 데 시간 허비하지 말고 인프라 확충과 용전·용수 문제 해결 방안부터 빨리 논의하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지금 대한민국 반도체 주권을 지키기 위한 핵심은 재정을 포함한 과감한 지원, 전력과 용수 문제 해결, 반도체 인프라 확충”이라며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현행 근로기준법의 예외 제도를 활용하기 어려운 실제적인 사유가 있다면, 현행 제도를 수정·보완하면 된다”고 주장했다.

실제 경기도는 용인에 SK하이닉스 반도체 클러스터와 첨단 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건립이 추진하는 과정에서 전력·용수 등의 문제가 번번이 발목을 잡고 있다.


김 지사가 ‘반도체 특별법’ 추진을 놓고 이 대표를 저격한 이유는 뭘까. 본질을 외면하고 ‘노동 생산성’을 탓하는 것은 민주당 정신에도 어긋난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근로 시간이 반도체 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은 아니라고 진단한 것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3월, ‘4.5일제 도입’을 언급하며 “거꾸로 가는 노동 시계를 바로 잡고 노동시간을 줄여 나겠다”고 했다. 이 대표가 최근 중도층 공략을 위해 우클릭 행보에 나서면서 ‘반도체 연구·개발 분야 인력 주 52시간 근무 예외 적용’으로 입장이 달라졌다.

반면 김 지사는 지난해 8월, 반도체 산업 활성화와 함께 민선 8기 경기도 후반기 중점과제로 ‘주 4.5일제 프로젝트’ 추진을 발표했다.

이 자리에서 “경기도의 노동시장은 대한민국 노동시장의 축소판이자 테스트 베드”라며 “앞으로 산업의 급격한 변화로 AI 시대 또는 문명과 산업의 대전환이 이루어지는 사회에서 일자리의 패러다임이 변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는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더 일하는 사람이 줄고 일하지 않는 사람들이 많은 그런 사회로 변한다”라며 “주 4.5일제 프로젝트를 국가 아젠다화로 하기 위해서 경기도가 먼저 실시한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4.5일제 근무를 하기 위해 격주로 주 4일 근무하는 방법, 한 주는 4일 근무, 한 주는 5일 근무, 주 35시간 근무 또는 매주 금요일 날은 반일 근무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김 지사는 7일 성남시에 있는 근로 시간 단축 기업을 방문한다. 이 업체는 주 2회 재택근무를 하며 하루 6시간 주 30시간 근무를 시행하고 있다.
© dongA.com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댓글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