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월대보름(2월 12일)을 맞아 충북 제천과 옥천에서 마을의 안녕과 풍년을 기원하며 전승해 내려오는 마을 공동체 무형유산 행사가 펼쳐진다.
먼저 제천에서는 12일 낮 12시 ‘제천 오티별신제’가 열린다. 400여 년 전부터 제천시 수산면 오티리 5개 자연마을에서 이어지는 오티별신제는 서낭신과 산신을 모시는 마을공동체 제의이자 축제인 무형유산이다. 마을의 주산에 최고 신인 산신을 모시고 마을 입구와 다섯 봉우리에 서낭신을 모시며 마을의 안녕과 소망을 기원하는 제를 지내고 있다. 행사에서는 음식 나누기를 시작으로 산신제·서낭제·판굿으로 구성된 별신제와 허재비 놀이, 주민화합 잔치가 이어질 예정이다.
같은 오전 10시 옥천군 청산면 교평리에서는 ‘강줄당기기’가 열린다. 충북 유일의 마을 단위 줄다리기인 이 행사는 볏짚을 꽈 용 모양의 ‘강줄’을 만든 뒤 윗말과 아랫말이 줄다리기하는 것이다. 강줄 만들기는 예전에는 청산향교 홍살문에 걸어 만들었지만 요즘은 마을회관에 쇠기둥을 설치해 만든다.
강줄이 완성되면 세 번 줄다리기를 겨루며, 윗말이 이기면 풍년이 된다는 속설이 전해진다. 이 때문에 각 마을이 힘을 다해 줄다리기를 하지만 해마다 윗마을이 이기는 게 관행이다. 줄다리기가 끝난 뒤 주민들은 청산교(다리)에 모여 다리 고사를 지낸 뒤 보청천 둔치에서 강줄을 태우면서 마을의 평안과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마무리한다.
이 행사는 지난해 충북도 지정무형유산으로 지정됐다. 올해 행사는 줄당기기 볏집을 꼬는 행사인 강줄드리기를 시작으로 향교 기원제, 교평교 기원제, 강줄태우기가 이어진다.
권기윤 충북도 문화유산과장은 “정월대보름을 맞아 마을 주민들이 함께 안녕과 풍요를 기원하는 행사를 통해 가족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잊혀 가는 우리 지역의 공동체 문화를 다시금 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도는 도내에 전승하는 무형유산에 대한 도민의 관심과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지정무형유산을 대상으로 이달부터 9개 시군에서 20개 종목의 무형유산 공개 행사를 연중 개최할 예정이다. 자세한 일정은 ‘충북의 문화유산 이야기’ 누리집을 통해 검색하거나 충북문화재연구원으로 문의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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