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봄 교실 늘어나는데…“귀가 원칙 제각각 적용, 인력 확보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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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자 동행 원칙이지만 사실상 학교별 ‘자율 귀가’
인계 절차 강화…교원 감소 영향에 “SPO 도입” 제안

12일 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과 편지 위에 우산이 설치돼 있다. 2025.2.12 뉴스1
12일 대전 초등학생 피살사건이 발생한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정문에 추모객들이 놓고 간 국화과 편지 위에 우산이 설치돼 있다. 2025.2.12 뉴스1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 양(8)이 돌봄 수업을 마치고 귀가하던 중 교내에서 같은 학교 교사로부터 참변을 당하면서 학교 내 안전 대책 마련에 대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2025학년도 늘봄학교 2학년 확대 시행을 앞두고 학생이 가장 안전해야 할 학교에서 발생한 참혹한 사건에 교육 당국도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12일 교육부의 ‘늘봄(돌봄)학교 운영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늘봄이나 돌봄 수업이 끝나면 학생은 보호자와 동행 귀가해야 한다. 보호자 참석이 여의치 않거나 부득이할 경우엔 보호자가 지정한 대리자와 동행 귀가한다.

그러나 하늘 양은 지난 10일 돌봄 수업 이후 혼자 교실 밖으로 나와 1층으로 이동하던 중 가해 교사의 범행 대상이 됐다.

하늘 양이 혼자 이동하다 변을 당하게 된 배경엔 교육부가 정해둔 늘봄(돌봄) 안전 귀가 원칙을 학교들이 제각각 적용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 하늘 양 초등학교에선 미리 ‘자율 귀가 동의서’를 받으면 오후 5시 이전에는 귀가 일지 등을 작성하고 학생이 혼자 귀가할 수 있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늘봄학교 귀가 신청서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늘봄학교 귀가 신청서
다른 지역에서도 자율 귀가를 선택할 수 있는 초등학교들이 다수였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에선 요일을 먼저 체크하게 한 뒤 ‘보호자와 함께 귀가한다’, ‘보호자 외 대리인과 함께 귀가한다’, ‘학생 스스로 자율 귀가한다’, ‘학원 차를 이용한다’ 등으로 분류해 선택하게 했다.

학생 스스로 자율 귀가를 선택하거나 학원 차를 이용한다고 선택할 경우 교실 밖을 나간 학생 안전을 담보할 수 있는 규정은 사실상 없는 것이다.

서울의 한 초등학교 교사 A 씨(30)는 “보호자가 학생을 교실 앞까지 데리러 오는 학교가 있고, 교실 앞은 안 되는 경우가 있고, 교실 밖에서부턴 학생이 혼자 하교하는 게 가능한 학교 등 사정이 다 다르다”고 전했다.

늘봄 확대되는데 교원 감소…“학교전담경찰관 늘려야”

학교별로 안전 귀가 원칙이 각각 다르게 적용되고 있는 가운데 올해 늘봄학교의 2학년 확대 시행을 앞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

교사가 일일이 보호자에게까지 학생을 인계하도록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이 역시 쉽지만은 않다. 학령 인구 감소에 따라 교원 인력이 점점 줄어드는 상황에서 학생을 한 명씩 다 보호자에 연계하기엔 무리라는 것이다.

아울러 돌봄 전담 인력이 한 명을 인계하기 위해 나가 있는 동안 교실에 남아 있는 다른 학생들의 안전 확보도 관건이다.

정근식 서울시교육감은 이날 오후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장관 주재로 열린 전국 시도교육감협의회에서 교원 정원 감축으로 인한 ‘인력 부족’ 문제를 함께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 등은 학교전담경찰관(SPO)을 모든 학교에 1명씩 배치하는 내용의 법안을 발의한다. SPO를 늘려 학교의 안전을 전반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이 부총리는 “교육 당국은 학생 안전을 빈틈없이 점검하고 외부인의 학교 출입 통제, 학교 내 안전 강화, 늘봄학교 안전관리 등 안전대책을 면밀히 살피겠다”고 강조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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