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명 구속 송치…필리핀 도주한 총책 등 4명 현지서 송환 예정
고교 동창·선후배 집단 범행…“온라인 투자 권유, 경각심 가져야”
투자전문가를 사칭하는 허위 프로필. 서울 종로경찰서 제공
경찰이 피의자들로부터 압수한 현금. 서울 종로경찰서 제공투자전문가를 사칭하면서 가상자산과 비상장주식 등을 권유하는 수법으로 175명으로부터 80억 원 상당을 편취한 일당 30명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종로경찰서(서장 공경현)는 17일 사기 등 혐의로 총책 A 씨를 포함한 30명을 검거하고 이 가운데 16명을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4명은 필리핀 현지에서 검거돼 송환 대기 중이며 나머지 10명은 불구속 수사 중이다.
이들은 2023년 1월부터 12월까지 불법 개인정보 데이터베이스(DB)를 활용, 투자리딩방 미끼문자를 대량 발송하고 피해자들에게 애널리스트나 투자전문가 등을 사칭하면서 허위 투자사이트에 가입을 유도해 투자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피해자들에게 제시한 수익금 정산내역. 서울 종로경찰서 제공
고교 동창·선후배들끼리 범죄집단 조직…강남 일대 합숙하며 범행
고등학교 동창 및 선후배 관계로 대다수가 20대인 이들은 해외 드라마 ‘종이의 집’을 모티프로 한 범죄 집단을 조직하고, 텔레그램 닉네임도 드라마 내 범죄조직의 가명과 같은 것으로 설정, 단기 임차한 강남 일대 오피스텔 등에서 합숙하며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텔레그램에서 개인정보가 담긴 불법 DB를 구입한 이들은 대량 문자발송 사이트에서 투자리딩방에 참여하도록 유도하는 미끼문자를 무차별적으로 발송했다. 이를 클릭한 피해자들이 카카오톡 상담페이지에 들어오면 투자상담사 등으로 사칭하며 자신들이 운영하는 허위 투자사이트에 가입을 유도하는 식이었다.
이들은 비상장주식과 선물 투자 등 명목으로 소액 투자금을 받은 뒤에는 일부 수익금을 실제로 지급하여 신뢰를 쌓았다. 이후 허위 수익금 정산 내역을 보내주며 속이다가 다액 투자금을 입금받은 뒤엔 연락을 차단했다.
경찰은 2023년 2월 피해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같은 해 11월 피해금 인출을 총괄하는 B 씨를 포함한 조직원 10명을 순차적으로 검거해 전원 구속 송치했다. 경찰은 체포 현장에서 피의자들이 소지한 현금 4억 9000여만 원을 발견, 압수하고 피의자 휴대전화 포렌식을 통해 총책 A 씨 등 조직원 일체를 특정했다.
피해자들에게 제시한 수익금 정산내역. 서울 종로경찰서 제공
필리핀 도주한 총책 등 추가 피의자 검거…4명 국내 송환 예정
경찰은 작년 9월 피의자들의 도주를 도운 C 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국내 도주 중인 조직원 5명을 추가 검거, 구속했고 필리핀으로 도주한 총책 등 7명에 대해서는 인터폴 적색수배했다.
경찰이 필리핀 현지 경찰과 공조한 결과, 작년 11월 마닐라 인근 은신처에서 현지 경찰과 코리안데스크가 A 씨 등 5명을 검거했다. 이 가운데 1명은 지난 10일 국내로 송환, 구속 송치됐고 A 씨를 비롯한 4명은 현지에서 송환 대기 중이다.
이 밖에 자금세탁을 도운 상품권 업체나 미끼문자 발송업체 운영자, 대포계좌 제공업자 등 범행에 가담한 피의자들도 경찰에 검거돼 불구속 상태로 수사를 받고 있다.
경찰은 아직 현지에 있는 총책 A 씨 등 4명에 대한 국내 송환을 추진하는 한편 인터폴 수배 중인 2명에 대한 추적 수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경찰은 “인터넷 등 온라인을 통해 원금과 고수익을 보장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행위에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하며 “투자리딩방 사기 등 앞으로도 경제적 취약계층을 노리는 각종 범죄 예방과 단속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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