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범근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이 20일 열린 제37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을 마친 뒤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뉴스1
차범근 전 감독이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이 작성한 ‘12·3 비상계엄 사태‘ 체포 명단에 자신의 이름이 포함된 것과 관련해 “축구만을 위해 살아온 내 이름이 왜 거기에 있냐”고 말했다.
차 감독은 지난 20일 서울 종로구 HW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37회 차범근 축구상 시상식’에서 “시상식이 열리는 이날은 1년 중 가장 뜻깊은 날이다. 그런데 이번에는 더욱 울컥한 마음이다. 하마터면 여러분을 못 만날 뻔했다”고 밝혔다.
차 감독의 이같은 발언은 자신이 비상계엄과 관련돼 언급된 일을 말한 것으로 풀이된다.
차 전 감독은 “저는 축구를 사랑하고 축구가 아닌 다른 일이나 가치에 대해선 관심과 욕심이 없다”며 “아는 것도 그렇게 많지 않다”며 정치 문제에 엮이는 것에 대해 부담스럽다고 밝혔다.
그는 “자세히 말할 순 없으나 50년 전쯤에 비슷한 경우가 있었다”며 “비슷한 일이 또 일어났다는 게 믿기지 않고, 내 이름이 그 수첩에 왜 적혀 있는지 황당하고 놀라울 따름”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아직도 사태와 관련한 (재판 등이) 끝나지 않고 진행 중이라 여러모로 불편한 마음이 있다”며 “저는 평화와 사랑, 행복 같은 말들이 내 삶에 채워지는 노년을 보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지난 15일 동아일보 보도에 따르면 내란 중요임무 종사 등 혐의로 구속기소 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의 수첩에는 주요 인사 500여 명의 명단이 ‘수거 대상’으로 기재돼 있었다.
해당 명단에는 차 전 감독을 포함해 문재인 전 대통령과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 방송인 김어준 씨 등이 있었다.
최재호 동아닷컴 기자 cjh122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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