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신안군 하의도 야외 조각 미술관에 설치된 조각작품 모습. 해당 작품의 작가 최 모 씨(71)는 허위 이력 논란이 불거져 군은 2월 7일 A씨를 사기 혐의로 경찰에 고소했다. (신안군 제공) 2024.2.8 뉴스1
프랑스 파리의 유명 대학을 나온 세계적 조각가라고 속여 김대중 전 대통령의 고향 전남 신안군 하의도 등에 ‘천사상’ 조각 등을 설치하고 20여억 원을 챙긴 7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대구지법 형사12부(부장판사 어재원)는 20일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등 혐의로 기소된 최모 씨(71)에게 징역 2년 6개월에 집행유예 4년을 선고하고, 보호관찰·사회봉사 120시간을 명령했다. 청도군 등에 따르면 최 씨는 2022년 경북 청도군에 “내가 파리7대학을 졸업하고 해외에서 교수를 역임한 세계적인 조각가”라고 속여 조형물 20점을 설치했다. 그 대가로 2억9000만 원을 받아 챙겼다. 하지만 그는 초등학교도 졸업하지 않았고 철공소, 목공소 등에서 일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상습 사기죄 전과까지 있었다. 청도군에 설치한 작품도 중국에서 수입한 가짜였다.
최 씨는 2018년 신안군에도 같은 방식으로 접근해 천사상 등 318점을 설치하고 19억 원을 받아 챙겼다. 신안군 등에 따르면 그는 ‘노벨상을 받은 김 전 대통령 고향인 하의도를 천사의섬으로 꾸미고 싶다’고 제안했다. 신안군은 이를 받아들여 하의도 예술작품 설치 전반을 최 씨에게 맡겼다. 3억 원을 들인 천사상 등 대부분 조각이 중국산이었다.
재판부는 “청도군수와 담당 공무원들에게 자신의 학력과 경력을 허위로 고지하는 등 범행 수법이 대담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다만 신안군 건에 대해서는 “(허위) 경력, 학력 등 내용이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며 무죄를 선고했다. 최 씨의 작품은 서울 강남구 대치동성당, 김대건 신부 묘소 등 한국 천주교 주요 성당과 성지 등에도 설치돼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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