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 체감 사회갈등 6년새 최고… 보수-진보 대립이 가장 심각”

  • 동아일보
  • 입력 2025년 3월 4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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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건사회硏, 작년 6~9월 실태조사
계엄 前부터 이념 갈등 심각하게 봐
“정치적 양극화가 중도 배제” 지적

제106주년 삼일절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은 종로구 안국동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 오른쪽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 모습. 2025.03.01 뉴시스
제106주년 삼일절인 1일 서울 도심 곳곳에서 윤석열 대통령 탄핵 찬반 집회가 열렸다. 사진 왼쪽은 종로구 안국동에서 열린 야5당 공동 ‘윤석열 파면 촉구 범국민대회’. 오른쪽은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열린 ‘자유통일을 위한 국민대회’ 모습. 2025.03.01 뉴시스
지난해 우리 국민이 체감한 ‘사회 갈등’이 역대 최고 수준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은 보수와 진보의 이념적 대립을 가장 심각한 갈등으로 꼽았다. 갈수록 극단으로 치닫는 정치 문화가 갈등을 부추기고 사회 통합을 저해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의 ‘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 방안’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6∼9월 19∼75세 성인 300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사회통합 실태조사’에서 우리 사회 갈등 정도는 4점 만점에 3.04점으로 나타났다. 이는 같은 문항을 조사한 201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사회 갈등 지수는 2019년 2.90점 이후 2020년 2.89점, 2022년 2.85점으로 소폭 하락했지만, 2023년 2.93점에 이어 지난해 3.04점으로 2년 연속 상승했다. 특히 자신의 소득 계층이 ‘하층’이라고 생각하는 집단(3.15점)과 농어촌 거주자(3.11점)에서 사회 갈등이 심각하다는 응답이 많았다. 소득 격차와 수도권 집중 현상이 심화되면서 이를 갈등으로 여기는 국민이 늘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민이 느끼는 가장 심각한 갈등은 ‘진보와 보수의 이념적 갈등’으로 4점 만점에 3.52점으로 조사됐다. 해당 조사가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12·3 비상계엄 이전인 지난해 6∼9월에 이뤄졌다는 점에서, 국민은 계엄 이전부터 여러 사회 갈등 중 보수·진보 간 갈등을 가장 심각하게 본 것으로 해석된다. 뒤이어 수도권과 지방의 지역 갈등 3.06점, 정규직과 비정규직 갈등 3.01점, 노사 갈등 2.97점 순이었다. 젠더 갈등(2.60점), 내국인과 이주민의 갈등(2.65점) 등은 갈등 체감도가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전문가들은 낡은 정치 제도와 포퓰리즘에 빠진 정치가 사회 갈등을 심화시켰다고 지적한다. 장덕진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는 “최근 몇 년간 좌파 포퓰리즘이 우파 포퓰리즘으로 옮겨붙으면서 좌우 모두 극단의 목소리에 기댄 정치만 하고 있다”며 “정치적 양극화가 중도의 목소리를 배제하면서 갈등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에 대한 신뢰도는 사법부, 행정부, 입법부 순으로 높았다. ‘사법부를 신뢰한다’는 응답은 2014년 32.5%에서 지난해 43.65%로 꾸준히 상승했다. 같은 기간 행정부 신뢰도는 35.1%에서 2021년 47.91%까지 올랐다가 지난해엔 39.07%까지 떨어졌다. 입법부는 지난해 24.59%로 2014년(18.47%)보다 6%포인트가량 올랐지만, 여전히 국민 4명 중 3명은 국회를 불신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인인 것이 자랑스럽다’는 응답은 84.5%로 조사돼 2014년 72.9%에 비해선 11.6%포인트 올랐지만, 2023년 86.5%보다 2%포인트 낮아졌다.

#사회 갈등#보수#진보#사회통합 실태진단 및 대응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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